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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신앙서와 현대 교리의 만남

정약종의 해박한 신앙 교리에 성경 가르침과 해설 곁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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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도 절로 되지 못하여, 반드시 솜씨 좋은 장인이 있어야 되거든, 이 천지 같은 큰 집이 어찌 절로 되리오? 분명히 지극히 신통하시고, 지극히 능하신 이가 계셔서 만들어야 될 것이니.…천주를 보지 못해도 천지를 보면, 천지를 만드신 임자가 계신 줄을 알지니라.”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1760~1801)이 1795년에 쓴 「주교요지」는 이처럼 당시 조선인 정서에 맞춘 대중 한글 교리서로 이후 100년 동안 천주님을 믿는 신자들의 지침이 됐다.

「주교요지」와 성경 말씀이 만났다. 저자 정승현(전주교구 원로 사목자) 신부는 100년 넘은 한국판 교리서에 신구약 성경 구절과 사목자의 해설을 곁들인 「말씀으로 새기는 정약종의 주교요지」를 펴냈다. 당시 조선의 부녀자와 어린아이까지 이해하기 쉽게 집필된 「주교요지」를 달달 외우며 하느님 뜻을 이해했다. 그러나 성경을 접하기 어려워 말씀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했었다. 이번에 정 신부가 옛 교리서에 성경 가르침과 「가톨릭교회 교리서」, 해설을 곁들여 우리 전통 신앙의식과 현대적 이해를 도모한 것이다.

오늘날 현대 신앙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주교요지」를 곱씹어보는 즐거움도 있다. 정약종의 해박한 신앙적 견해가 녹아든 「주교요지」는 상ㆍ하편 총 43조목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자연과 짐승 등 만물에 대한 조선인의 지혜를 모두 천주님의 안배 속에 이뤄지는 신비로 깊이 깨닫고 교리서에 풀어냈다. 낮과 밤, 춘하추동이 천백 년 고르게 나누어져 돌아가고, 자식은 사람이 낳아도 그 이목구비와 오장육부가 형성되는 묘리를 알 수 있는 이는 오직 천주님의 신령하신 슬기로 마련되는 것. 「주교요지」는 지금도 누구나 읽고 익히기 쉽다. 하느님 말씀과 선조의 지혜를 함께 읽다 보면, 무릎이 절로 쳐진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말씀으로 새기는 정약종의 주교요지

정승현 엮음

한님성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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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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