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미현·정현기 작가 작 ‘Love 0.002km’.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이 2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채미현(가브리엘라)ㆍ정현기 초대기획전을 개최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세 번째 ‘중견작가 초대기획전’이다

두 작가는 1990년대 초부터 빛의 조형 세계를 선보여 왔다. 회화를 전공한 채 작가와 공학을 전공한 정 작가는 협업을 통해 비가시적인 세계를 순도 높은 빛의 이미지로 제시하며 관람객들을 영적인 영역으로 안내한다.

전시회 주제는 ‘Hesed - Love 0.002km’이다. ‘Hesed’는 자애, 친애, 총애를 뜻하는 히브리어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사랑을 의미하면서도 보편적인 차원에서의 사랑을 나타낸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의 기준으로 제시된 2ｍ 길이를 작품의 주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 간 교류가 제한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공간적 의미를 새롭게 제시한다. 상생과 공존을 위한 2ｍ를 0.002km로 변주해 그 의미를 재설정하고 시공간의 세계를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 전시회를 통해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가 건강한 미래를 꿈꾸고 관계를 회복하는 보다 넓은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종현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이 힘든 시간도 사랑이 근간이 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일상의 시간이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서울시 방침에 따라 현재 휴관 중이다. 재개관하는 날부터 관람할 수 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유튜브(https://youtu.be/OZz_EprlnBU)를 통해 전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