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 (42)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기도와 전례

‘참여의 기쁨’ 통해 전달되는 기도·전례 참 의미
청소년 의견·취향 반영된
창의적 전례 변화 필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청소년 사목에서 ‘기도와 전례’ 구성 요소가 젊은이들을 복음화 사명의 일꾼으로 키워나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기도와 전례’의 의미를 잘 받아들이며 맛들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흔히 청소년들에게 주일미사·공동기도·피정과 같은 시간은 웃고 떠들 수 있는 활동 시간이나 캠프와 대비되는,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듯 보인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엄숙한 전례와 반복적인 기도의 참 의미를 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시끄럽고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청년들에게 침묵과 묵상의 시간, 함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가톨릭 미사 전례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단순 소박한 노래를 반복하며 묵상하는 프랑스 떼제 공동체의 기도가 몇 십 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께 이끌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매력을 전달하는 방법의 문제라 하겠다. 청소년 사목 현장에서는 이 기도와 전례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너무 많은 설명을 덧붙이다가 그만, 그들이 마음의 여백을 갖고 예식 안에 머무르기 전에 질리게 만드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혹은 그 반대로, 청소년들이 참석하고 있는 기도와 전례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예식만 진행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양극의 경우를 피하면서 적절한 체험과 적당한 설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첫째, 청소년들이 매력을 느끼면서도 거리낌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기도와 전례의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비주얼 세대인 그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촛불의 따뜻한 색감,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소품이나 화분, 전례 천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꾸민 세팅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 둘째로 기도 방법이나 독서, 노래 등에 청소년들의 취향과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 가톨릭의 전통 양식을 중요하게 지키려다 보면, 특히 전례에 있어 새로운 시도, 젊은 층의 언어나 문화를 반영하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란 쉽게 좌절되기도 한다. 그 때 우리는 연중 평일 감사송 IV 양식에도 명시되어 있듯, “하느님께는 우리의 찬미가 필요하지 않으나, 우리가 전례를 통해 찬미와 감사를 드림은 우리 구원에 유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성 이레네오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즉 이 기도와 전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그들의 구원에 유익이 되는 방법이라면 그것이 연극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매스미디어든 계속 시도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더욱 효과적으로 젊은이들의 문화를 초대하기 위해서는 사목자가 먼저 열린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청소년들이 기도와 전례에 대해서 갖고 있는 느낌과 생각, 그들의 욕구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 중에서 기도와 전례에 창의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것은 적극 수렴하여 주고, 가톨릭의 전통적인 기도나 전례에 부적합한 제안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이 왜 적합하지 않은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여 줌으로써 청소년들과 대화의 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대화의 과정을 통해 기도와 전례를 준비하는 사목자와 청소년들 간에 친교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으며, 그 친교를 바탕으로 기도와 전례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장에 그들을 점차 더 많이 초대하여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도와 전례’는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 분과의 관계를 심화함으로써 구원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이 핵심 기본 요소를 청소년·청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담은 순차적 단계가 필요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조재연 신부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5-01-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17

시편 118장 28절
주님은 저의 하느님, 주님을 찬송하나이다. 저의 하느님, 주님을 높이 기리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