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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빛의 화가’로 50년 활동한 김인중 신부, 생 텔루아 성당서 ‘빛의 순례’ 주제로 5개월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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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나갈겁니다.”

재불 화가 김인중 신부(도미니코 수도회·78)는 “곧 여든이지만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영원한 순간을 생각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가 말하는 ‘영원한 순간’은 시공간을 초월한 하느님 나라를 의미한다. 하느님 나라에서는 부족함이 없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는 “하느님은 영원하시고 저는 보잘 것 없는 도구에 불과한 사제일 뿐”이라면서 “도구로 써주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신부는 올해 유럽 화단에 데뷔한 지 50주년을 맞았다. ‘그림 그리는 신부’로서 그는 지난 50년 동안 5000점이 넘는 작품을 창작했다. 스테인드글라스, 도자기, 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의 애칭은 ‘빛의 화가’다. 특히 동양화의 선과 서양 추상화의 표현기법을 접목한 그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럽 작가들의 창작물과는 뚜렷이 차별화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김 신부의 말을 빌면, 올해 그는 “영광스러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프랑스 앙베르시는 올 연말 김 신부의 이름을 딴 ‘김인중 미술관’을 개관한다. 그의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은 앙베르 시장이 옛 재판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하고 그의 작품을 영구 전시하는 방안을 승인한 덕분이다. 7월에는 호주 애들레이드에 세워진 ‘김인중 스페이스’가 문을 연다. 경기도 용인 신봉동성당 등에도 조만간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김 신부는 5월 13일부터 5개월간 프랑스 파리 시내 동쪽에 자리한 생 텔루아(Saint Eloi) 성당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이 본당의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빛의 순례’를 주제로 그린 작품들이다. 혼합 재료를 이용한 비구상화 50점은 다양한 색과 선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의 빛이 현세에 비추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성령이 주는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7가지 무지개 색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다. 어둠과 빛을 담은 흑백 그림도 있다.

생 텔루아 본당 신자들도 김 신부가 4복음사가에 대한 경의를 표현해낸 작품에 매료돼 50주년 기념 전시를 그에게 요청했다. 현재 생 텔루아 성당 제단 뒷편에 걸려있는 가로 1m, 세로 6m짜리 초대형 그림 4점이 바로 김 신부의 작품이다.

김 신부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서울 성신고등학교(소신학교) 미술 교사로 일하다 유럽으로 떠났고, 스위스 유학 도중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 1974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가족 중에는 신자가 없었지만 제자들이 신앙적으로 준 영향이 컸다”면서 “제자들을 보면서 나도 신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예술은 침묵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김 신부는 “앞으로 하느님 나라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김 신부는 “예를 들어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는 베토벤 음악이 울려 퍼진다”며 “예술은 종교와 관계없이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뿐 아니라, 세상을 구하고 일치할 수 있는 건 예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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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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