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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9) 나의 특별한 형제 (INSEPARABLE BROS, 2018)

함께 할 수 있어 더 강한 두 장애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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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컷.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루카 7,22)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애인은 주로 ‘정상인’이라는 테두리 바깥에 존재하는 동정의 대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지체장애를 가진 세하와 지적장애를 가진 동구이고, 두 사람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그려진다.

어린시절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고 엄마의 죽음 이후 친척 집을 전전하다 ‘책임의 집’이라는 장애인 시설에 들어오게 된 세하와 지적장애가 있고 수영장에서 버려진 동구가 만나 형제가 된다. 두 사람의 시련은 집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책임의 집’이 문을 닫으면서 벌어진다. 각자 타 시설로 갈 것인지 자립해서 살 수 있는 임대 아파트를 구하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여기에 동구의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의 등장으로 둘의 관계는 위태롭기까지 하다.

이 영화에서 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은 후원자의 등장이나 복지 시스템의 변화가 아니라 두 사람의 연대를 공고히 지켜내는 쪽으로 나아간다. “같이 사는 건 약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약한 사람은 함께 할 수 있어서 사실은 강자보다 더 강하다”는 감독의 말처럼 비록 거창한 식사 대신 라면을 먹는 날이 많더라도 서로의 손과 머리가 되어줄 수 있는 두 사람이 함께함을 통해 그들의 행복을 찾아간다.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오늘날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장애인에 대한 뉴스는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거리나 현장에서 장애인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으로 많이 비춰진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모습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장애인의 인권이나 복지 확대를 불필요하게 생각하거나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비장애인’인 이들에게 장애는 남의 얘기일 수만은 없다. 사고나 질병으로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기에 동구나 세하가 겪게 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우리 가족이나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고향 나자렛에 가시어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하는 희년을 선포하셨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를 이어가는 것은 예수님의 사명을 좇아 이웃사랑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된다. 그들의 특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배려와 관심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채워갈 때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더 분명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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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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