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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0) 당신이어서 고마워요 (CARE NIN, 2017)

치매 할머니와 복지사 청년의 빛나는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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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당신이어서 고마워요’ 스틸컷.



영화는 “할머니!” 하고 부르며 달려와 한 집으로 뛰어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외관상으로는 평범한 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여기저기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네, 이곳은 요양원입니다.

여기에 요양복지사로 실습을 나온 케이는 어르신들에게 맞춰주느라 고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는 다른 대규모 요양 시설처럼 시간표를 정해놓고 정해진 대로 어르신들을 움직이게 하면 더 효율적일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모두 요양원’은 ‘내 집처럼’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소규모 시설입니다. 어르신들이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고, 한 분 한 분에게 마음을 쓰고 있는 곳이죠. 케이는 그것이 불만이고, 자기에게 이 일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느 날, 케이는 길을 잃고 헤매는 케이코 할머니를 만나 도움을 주게 됩니다. 할머니는 치매 증상이 있었던 것이고, 할머니의 아들은 어머니의 치매를 인정하지 않다가 이 일을 계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케이는 케이코 할머니의 전담 요양복지사가 되어 할머니를 돌보게 되지요. 케이는 할머니를 돌보면서 ‘진정한 돌봄’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요양복지사로 성장하게 됩니다. 케이코 할머니 역시 케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되고, 안정을 찾아가게 됩니다.

▲ 영화 ‘당신이어서 고마워요’ 포스터.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의 작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노인 인구가 706만여 명이라는 것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입니다. 이런 추세로는 2024년엔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이 넘고, 2060년엔 33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두 요양원’처럼 내 집처럼 지낼 수 있는 요양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양원 노인 학대에 대한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많은 자식이 직장 때문에, 위험해서, 좀 더 잘 보살핌을 받으시도록 아프거나 치매에 걸린 부모를 요양원에 맡깁니다. 하지만 한국의 요양원 현실은 이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핑크빛은 아니죠. 요양복지사 한 명당 보살펴야 할 노인의 수가 정해진 수치를 초과하다 보니, 제대로 돌봄이 이뤄질 리가 없습니다. 요양원에 보낸 것도 마음이 아픈데 학대라니, 자식들의 마음은 찢어집니다.

영화 ‘당신이어서 고마워요’의 한국 제목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당신은 누굴까요?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요? 저에게는 그것이 부모님을 향한 자식들의 마음속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늘 내 뒤에서 내가 잘 되기를 바라며 기도하셨을 부모님.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제 부모님이어서 고맙습니다.

▲ 서빈 미카엘라(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극작가·연출가·영화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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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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