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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수도자들 이야기 담은 신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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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고 황량한 사막. 생명의 기운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곳에서 ‘천사의 생활(vita angelica)’을 하던 이들이 있다. 바로 사막의 수도자들이다. 이 사막은 성 베네딕토의 수도생활에 큰 영향을 줬고, 사막 교부들의 금언은 오늘날 신앙의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도 큰 가르침을 준다. 뜨거운 더위 속에서 마음이 황량해지는 요즘, 사막의 수도자들에게 사막에서 얻은 생명수 같은 지혜를 청해보면 어떨까. 사막의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간들을 소개한다.

사막의 수도자들에게 지혜를 청하려면 먼저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가르침을 전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사막의 수도자들은 어떤 이들인가, 그들이 걸어온 길이 무엇이었는가. 「사막에서 피어난 복음」(플라시드 드세유 지음/허성석 옮김/232쪽/1만7000원/분도출판사)은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유용한 책이다.

저자 플라시드 드세유 신부는 동방정교회의 수도자이자 신학자다. 저자는 그리스도교 영성생활의 주요 원천 중 하나인 수도 전통 속으로 오늘날의 독자를 초대한다. 책은 고대 수도승생활의 기원부터 중세 서방 수도승생활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수도 전통이 어떻게 발생해 발전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중요한 영성들이 탄생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막의 수도생활이 그저 옛 것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런 사막의 수도생활이라고 하면 속세와의 단절, 금욕 등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사막의 수도자들은 속세에서 멀리 떠나 금욕과 침묵 속에서 기도했다. 그러나 이것은 도피도, 단절도 아니었다. 성공회 104대 캔터베리대주교를 맡았던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는 「사막의 지혜」(로완 윌리엄스 지음/민경찬·이민희 옮김/220쪽/1만3000원/비아)를 통해 사막 수도생활의 핵심은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데, 참된 우리 자신에게로 도피하는 데 있다”고 전한다.

사막의 수도자들은 수도생활 안에서 이웃,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에 집중했다. 저자는 사막 수도 전통의 유산인 금언들과 일화들을 살피고, 또 그 역사적 맥락을 짚으면서 그리스도교 전통이 말하는 인간이란, 그리스도인이란, 공동체란, 교회란 무엇인지를 읽어내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공동체가 성장해 나갈 때, 무르익을 때 어떻게 될지 온전히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여전히 초대교회”라며 “사막 수도사들의 가르침에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질문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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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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