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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화제 초청작 다큐멘터리 ‘바다로 가자’ 김량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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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으로 평생 고향을 그리며 사셨던 아버지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셨어요. 아버지를 포함한 윗세대 어른들 삶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소명을 느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후회할 것 같았죠.”

김량(아녜스) 감독은 그의 세 번째 다큐멘터리 작품 ‘바다로 가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소명 의식’을 언급했다. ‘접경지역’과 ‘분단을 겪은 사람’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활동을 펼쳐온 그는, 이번 작품에 자신의 아버지와 가족, 그 주변인들을 담았다. 가족의 민낯을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것, 그것은 김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불편을 이겨낼 만큼 이번 작품이 주는 무게감은 특별했다.

“성장과정 동안 아버지를 보며 어떤 ‘벽’을 느꼈어요.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멀리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제가 분쟁지역, 경계인 등에 관심을 가진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기에 그 부분에 대해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김 감독의 아버지는 함경남도 단천군 바닷가 고향마을에 부모와 형제를 두고 홀로 남한으로 내려왔다. 이후 부산에 삶의 터전을 일구고 일평생 부산을 떠나지 않았다. 고향마을과 닮았다는 이유로 부산을 선택하고 머물렀던 아버지. 김 감독은 ‘바다로 가자’에서 40대 중반이 된 딸과 파킨슨병에 걸린 아버지가 함께 소통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작품을 만난 관객들 역시 소통에 대해 공감했다. 실향민을 소재로 삼았지만, 젊은 관객 다수는 작품을 통해 자신들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2018년 서울독립영화제,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데 이어 올해엔 서울환경영화제, 디아스포라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받았다. 10월 24~27일 진행되는 가톨릭영화제에도 초청돼 25일 오후 6시20분, 26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바다로 가자’를 만날 수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펼쳐온 김 감독의 행보는 이제 스크린 밖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실향민과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씬 액티브’를 부산 중구 중앙동에 마련한 것이다. 10월 2일 문을 연 씬 액티브는 실향민과 북한이탈주민을 관객으로 초청해 분단과 분쟁을 주제로 평화를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관람하고, 심리상담사를 포함한 진행자들과 함께 영화에 대해 토론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나누며 치유음악을 듣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를 매개로 마음을 열 수 있는 터전을 꾸려나가는 것이 김 감독의 목표다.

“영화, 음악 등 문화는 마음을 열어줍니다. 또한 문화생활에 대한 경험이 살아가는 데 힘이 되기도 하죠. 저의 창작과 활동들이 힘든 정착생활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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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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