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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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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출생한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를 재진했으며, 척추 부위에 다수의 외과 수술로 인한 흉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장애도 더 이상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대단히 놀랐습니다. 루르드에 순례를 다녀오고 며칠 뒤, 증상이 괄목할 만큼 사라졌습니다. 지금의 결과는 설명할 수 없으나 인정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결과에 만족스러움을 느낍니다.”

42년간 좌골신경통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는 2008년 의사로부터 이와 같은 진단을 받았다. 의료용 보호대 없이는 서 있을 수조차 없었던 수녀가 혼자서 두발로 땅을 내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십 년간 괴롭혔던 고통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야말로 기적같은 일이었다. 2018년 2월 11일 프랑스 보베교구는 교서를 통해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의 치유에 ‘불가사의와 기적’의 특징이 있음을 인정했다.

「기적은 존재한다」는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가 경험한 기적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프랑스 예수 성심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인 모리오 수녀는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에 등에서 통증이 발생했다. 통증은 목부터 다리, 발까지 퍼져나갔다. 몸의 반은 마비 상태였고 왼쪽 발은 뒤로 뒤집혀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없었다. 1987년 좌골신경통으로 장애 판정을 받은 모리오 수녀는 42년간 의료용 보호대와 통증을 억제하는 약물에 의지해야 했다. 2008년 기도를 위해 떠난 루르드 순례가 수녀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다양한 순례일정을 따랐던 모리오 수녀는 성체 강복 예식에서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마음이 평화로 가득 찼다.

루르드에서의 기쁨을 간직한 채 브렐의 수녀원으로 돌아온 모리오 수녀. 저녁기도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그에게 ‘보조기를 벗어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모리오 수녀는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보조기를 벗었고, 휘었던 왼쪽 발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을 발견했다.

모리오 수녀의 경험은 믿는 이들에게는 기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이에게는 미신일 뿐이다. 실제로 한 철학자는 수녀를 향해 “현재 과학 지식에 기초해서 내린 일시적인 검토 결과를 어떻게 영원히 남을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냐”며 “불가사의한 신비함을 드러낸 것은 종교를 미신의 영역에 넣어 동요하게 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오 수녀는 베르나데트 성녀의 말을 빌려 “저는 이것을 믿게 할 책임이 없다”며 “단지 이야기해야 할 의무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세상과 아픈 형제, 자매들에게 희망의 말을 전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인다. 마트에서 모리오 수녀를 만난 한 남자는 “저는 불행했던 사람이지만, 수녀님을 보면서 다시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한없는 사랑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이 내 곁을 지켜준다는 믿음만으로 우리는 어렵지 않게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모리오 수녀는 “이 책을 통해 저는 기적을 얻는 비법이 아니라 평화, 빛, 기쁨을 조금이나마 전해주고 싶다”며 “그리고 절대 절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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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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