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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대답」 펴낸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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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삼성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고(故) 박희봉 신부에게 24가지 질문을 적은 종이를 건넸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부터 시작해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신은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 등 당시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던 이 회장은 죽음의 문턱에서 인간의 근원을 찾고자 고민했고 이를 24개의 질문으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톨릭교회가 돌아봐야 할 날카로운 질문도 여럿 포함됐다. ‘우리나라는 신자가 많은데 사회 범죄와 시련은 왜 그리 많은가’, ‘종교의 목적은 모두 착하게 사는 것인데, 왜 천주교만 제일이고 다른 종교는 이단시하나’ 등 신자가 아니었던 이 회장의 질문은 밖에서 바라본 가톨릭교회의 생생한 현실을 대변한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신 하느님 말씀을 신앙인들이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 고(故) 이병철 회장이 남긴 질문들을 통해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32년 만에 다시 그 질문을 꺼내 답을 달았다. 물질만능주의가 점점 더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가 왜 사는가’라는 고민이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오래된 대답」에는 그가 8년에 걸쳐 고민해 내놓은 대답들이 담겼다.

조 주교는 “젊은 시절에 먹고 사는 것에 집중했던 이 회장은 삶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고민했을 것”이라며 “따라서 24가지 질문은 이 회장만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해봐야 할 질문”이라고 말했다.

조 주교는 성경말씀을 토대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했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번쯤 신의 존재를 의심해 봤을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고,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는 복음서에 상세하게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성경 안에는 모든 진리가 담겨있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찾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두 집 건너 교회가 있고 신자도 많은데 사회 범죄와 시련이 왜 그리 많은가?’라는 스무 번째 질문은 ‘어떤’ 신앙인이 돼야 하는지 성찰케 한다. 조 주교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스무 번째 질문을 듣고 신앙인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잘나고 뛰어나서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선택했기에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신 하느님을 생각하며 신앙인들은 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조 주교는 책 속에 담긴 24가지 질문이 ‘잊혔지만 기억해야 할 질문’이라고 조언했다.

“성경에는 하느님 백성들의 온갖 범죄들이 등장합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죠. 따라서 모세가 받은 십계명은 2019년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는 늘 새기고 기억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 밖의 눈이 신앙인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고, 우리 스스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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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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