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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 성스러움과 추상화 접목한 이정지 화백 본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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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주관하는 제23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이 6월 9일 오후 3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열렸다. 특히 가톨릭 미술상 제정 25주년, 한국가톨릭미술가회 설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열린 시상식은 성미술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2월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연기된 후 진행됐다.

시상식에서는 약 50년 간 추상 작업을 해 온 이정지(루치아) 화백이 회화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이 화백은 수상 소감에서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밀고나가겠다고 기도를 참 많이 했다”며 “이런 기도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추상 작업에 임하면서 성미술을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다”며 “그러면서도 하느님께 절대 서울가톨릭미술가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덧붙였다.

기도문이나 교리 내용을 라틴 문자와 한글로 공간을 구성하기 시작한 이 화백의 추상 작업 시도는 현대 미술에 종교적 표현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을 받았다.

심사를 맡은 권녕숙(리디아) 화백은 이 화백의 작품을 두고 “고요하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 화백의 추상 작품에서 종교성을 발견한 것은 커다란 수확”이라며 “성화 속에 담긴 성스러움은 우리를 내면의 눈으로 보도록 인도한다”고 밝혔다.

특별상은 가톨릭 신앙 안에서 한평생 가톨릭 관련 디자인 작업에 임해 온 고(故) 양승춘 선생과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나 교회 내 성미술 제작에 정진한 고(故) 방오석 화백에게 각각 돌아갔다.

양승춘 선생은 서울대 미대 교수를 역임한 디자이너로, 대표작으로는 1981년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엠블럼, 88 서울올림픽대회 공식 포스터·입장권·기념우표, 1996년 가톨릭중앙의료원 HIP(Hospital Identity Program·병원 이미지 통합 프로그램) 등이 있다. 2016년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양 선생은 2017년 6월 선종했다. ‘성모님 바라기’였던 방오석 화백은 1957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입회 후 재능을 알아본 원장 수녀의 배려로 늦게 미술대학에 들어가 성미술 제작에 정진했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는 새남터 순교자 성인화, 새남터순교성지성당 제단 103위 벽화 부조 등의 작품을 남겼고, 2018년 7월 선종했다.

심사위원장 강희덕(가롤로) 조각가는 “방오석 화백은 항상 ‘성모님’, ‘순교자 후손’이라는 자긍심과 애틋함을 담아 많은 성화를 그렸다”면서 “자신도 청빈하게 살아가며 자신이 살던 아파트와 모든 작품을 교회 미술 발전을 위해 서울대교구청에 기증하고 떠났다”고 밝혔다. 시상식에 방 화백 유족으로 참석한 방학길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수상 소감에서 “평소에 욕심이 없던 분인데, 아마 시상식을 보시면서는 하늘에서 미소 짓고 계실 것”이라며 “죽음을 준비하시면서 모든 것을 교회에 바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 신부는 방 화백이 마지막 유언으로 “모든 걸 다 가져 가십시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이날 받은 상패 등을 교회에 봉헌하겠다고 밝혔다.

장봉훈 주교는 인사말에서 “한 폭의 걸작인 성화는 우리 인생에 감동과 희열, 희망과 치유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며,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미술은 하느님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그 목적은 인간정신을 경건하게 하느님께 돌리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는 「전례헌장」122항을 인용하며 “교회는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미술가의 도움과 협조가 참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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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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