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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있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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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로켓처럼 다 타 버린 기분입니다.”

더 이상 기력이 없고 자신 안에서 활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줄곧 이 같이 체력과 정신이 소진된 상황을 경험한다. 직장에서 느끼는 압박은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기 때문이다. 특히 타인을 돕는 직업을 가진 사람, 무거운 책임을 지고 높은 성취 압박을 받는 이들은 더욱 극심한 소진 상태를 체험한다. 그때 우리는 “어디서 힘을 길어 올릴 것인가?”라고 묻게 된다.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독일의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성 베네딕도회 독일 뮌스터슈바르자흐수도원)는 “치유돼 강건해진 삶, 길을 찾아 새로워진 삶을 바란다면, 외적 원천을 지향하는 것만 아니라 내적 원천을 접촉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그의 책 「지쳐 있는 당신에게」는 내 안에 숨겨진 힘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치유 능력이 있는 맑은 샘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기대했다. 계속해서 솟아나는 샘물은 삶을 끊임없이 쇄신하는 가능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대중 신심도 샘과 연결된다. 프랑스 루르드와 독일의 바트 엘스터와 벰딩에 위치한 성모 순례지의 공통점은 샘이 있다는 것이다. 신심 깊은 순례자들은 그 샘에서 삶의 방향을 새롭게 찾고자 한다. 그륀 신부 역시 “우리가 삶을 잘 살아갈지 아닐지는 우리가 길어 올리는 샘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늘 신선한 물, 생기 나게 하는 물로 우리 삶을 적셔 주는 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륀 신부는 책을 통해 흐린 샘과 맑은 샘, 성령의 샘을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흐린 샘은 부정적 감정이나 파괴적인 삶의 패턴으로 오염된 원천이다. 여기에는 불안과 명예욕, 일중독, 완벽주의, 우울증, 분노, 자기 증명 욕구 등이 해당한다. 누구나 이 흐린 샘을 피하고 싶지만 그륀 신부는 “자신 안에 있는 순수한 원천을 발견하려면 우리는 먼저 흐린 샘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맑은 샘에 이를 수 있을까. 그륀 신부는 “기도와 묵상, 미사와 의례, 성경 독서와 침묵은 그 자체로 우리가 힘을 길어 낼 수 있는 원천”이라고 조언한다. 하느님 은총과 하느님 체험이야말로 우리 삶을 생기 있게 가꾸는 원천인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원천을 찾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은 어린 시절이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가장 잘 느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온전히 자신으로 존재했던 순간을 알았을 때 우리는 나만의 생명의 근원과 만날 수 있다. 그륀 신부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꿈꿀 것, 내 삶을 더 가까이 들여다 볼 것, 다른 사람들에게 복이 될 수 있을 지 스스로 물을 것, 그리고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고 비하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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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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