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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콘 교실’ 진행하는 작은형제회 오승민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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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6층의 한 강의실. ‘오승민 수사와 함께하는 이콘 교실’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자리에 앉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은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화폭에 붓으로 연신 색을 덧칠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학생들 작품을 봐 주고 있는 오승민 수사(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종교미술학부에서 공부했으며, 동대학원 그리스도미술학과 이콘 석사 학위를 받은 이콘 전문가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콘을 전공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수녀에게 8개월 동안 이콘과 그 안에 담긴 신학적인 의미, 이콘을 그리는 사람의 겸손함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그 영향을 받아 그도 학생들에게 ‘겸손’을 가장 강조한다. 또 단순히 문화 강좌가 아니라, 이콘은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도구라는 사명감을 심어 준다. 이콘은 자기를 배제하고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종교예술이기 때문이다.

오 수사는 “이콘 작업에서는 기도하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며 “학생들에게도 이콘은 미술이라기보다 이미지로 표현한 성경 말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콘은 그림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신학과 영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스승 수녀님에게 이콘이나 성화 작업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최대한 이콘 안에 숨기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안에 담긴 분들을 드러내야 한다고요. 전시도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콘을 단순히 보고 따라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이콘은 단지 그림이 아니라 육화의 신비를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콘은 이미지로 묘사된 성경이자 신약서이자 교리서”라며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하느님 세상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역사 속에서 이콘은 교육적으로 사용됐으며 특히 문맹자들에게 도움이 됐다.

한편 동방정교회 전통 속에서 시각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신앙고백인 이콘은 오랜 규범에 따라 원칙과 형태를 지키며 그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이콘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필사하듯이 이콘을 그림으로 ‘쓴다’고 표현한다.

“이콘에는 긴 코와 동그란 눈, 작은 귀 등 특별한 의미가 담긴 규범이 있습니다. 입을 작게 그리는 이유는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하느님의 중요한 말씀을 받아들이라는 뜻이고 눈을 동그랗고 작게 그리는 것도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깨어 있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요. 귀가 작은 이유도 세상의 소리보다는 하느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의미죠.”

마지막으로 오 수사는 “프란치스칸에 관련된 이콘 작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졸업 작품으로 만든 이콘 ‘성 프란치스코’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 다미아노 카페에 걸려 있다.

그가 진행하는 이콘 교실은 총 12회 과정이다. 1년에 3~4번 개강하며, 화~금요일 주 4회, 3시간씩 진행한다. 다음 수업은 8월 둘째 주 화요일에 개강할 예정이다.

※문의 02-6364-2204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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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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