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복자 정약종이 「천주실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한글로 저술한 「주교요지」. 18세기 후반부터 약 100여 년간 사용됐던 이 책은 한국교회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던 교리서다. 「주교요지」가 가진 의미는 당시 하층민 출신의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목적으로 집필됐다는 것이다. 평신도의 눈높이에서 쓰였기에 이 책에는 우리 정서에 맞는 교리 설명들이 담겼다. “오늘의 신자들이 주교요지를 읽고 신앙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틈틈이 글을 써왔다“고 밝힌 전주교구 원로사목자 정승현 신부는 「주교요지」 각 조목마다 해설을 덧붙인 「말씀으로 새기는 정약종의 주교요지」를 펴냈다.
정 신부는 「주교요지」 각 조목마다 말씀, 교리, 해설을 붙였다. 말씀은 성경, 교리는 가톨릭교회교리서에서 항목을 뽑았다. 정승현 신부는 “신약과 구약 성경 말씀과 옛 교리서(「주교요지」)와 새 교리서「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비유로 가르치신 다음 제자들에게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마태 13,52) 집주인처럼 되라는 분부를 잘 받들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