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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기도’ 영상 제작한 장승호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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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바오로딸 기도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며 받았던 큰 영적 도움을 이젠 되돌려 드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12곡의 영상을 만들게 됐습니다.”

정상급 기타리스트 장승호(갈리스토·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씨는 유튜브 가톨릭음악채널 ‘바오로딸뮤직앤’을 통해 지난해 성모 승천 대축일부터 새해 첫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까지 12회에 걸쳐 ‘기타의 기도’ 영상을 제작한 소감을 이와 같이 밝혔다.

‘기타의 기도’에서는 가톨릭 성가는 물론 슈베르트와 구노의 ‘아베 마리아’, 영화 ‘미션’ OST 메들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기타 독주곡으로 감상할 수 있다.

기타와의 인연은 1970년대 초, 초등학교 시절 시작됐다. 집에서 클래식 음반을 즐겨 듣다 안드레스 세고비아, 존 윌리엄스의 음반을 접하며 기타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 그는 성북동에서 광화문을 혼자 오가며 기타학원을 다니다 서울예고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대학에 기타 전공이 없던 때라 개척자가 되어보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용감한 도전은 큰 성과로 이어졌다.

마드리드 왕립음악원을 졸업한 장씨는 2003년 한국 음악가 최초로 스페인국왕 문화십자대훈장(이사벨라 가톨리카)을 받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위한 연주회에서 연주했으며, 2010년 발표한 ‘물과 포도주’ 음반으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축복 서한을 받는 등 교회 안팎에서 크게 인정받았다.

전문 연주자이자, 교수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서도 교회 내 봉사를 멈추지 않는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어머니는 혜화동본당에서 30년간 무보수로 반주 봉사를 하셨고, 아버지도 동성중학교에서 35년이나 근무하셨어요. 부모님의 영향으로 교회 일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주어지는 일이라면 조건 없이 하게 됐죠.”

영상 작업은 짧은 시간 내에 편곡, 연주, 녹음, 촬영 등을 모두 마쳐야 하는 등 많은 절차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장씨는 “남을 위해 만들었던 영상이 나의 거울이 돼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제2의 신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호사유피(虎死留皮) 인사유튜브’(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유튜브를 남긴다)라는 농담을 건네며 “다시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준비를 잘해 썩지 않는 것에 공들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간도 모자라고 책임감의 압박에 주저앉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본능을 이기면 기적을 이룬다’는 영적 느낌을 받으며 방송 미사에 참례하면서 새벽 5시30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그는 2019년 대림 시기에는 대림 성가 3곡을 편곡해 기타만으로 연주한 음반 ‘구세주 빨리 오사’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표적인 성탄 성가와 캐럴을 한 곡의 메들리로 모아 편곡해 연주한 싱글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에는 기타의 매력이 예쁜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작은 소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리도 작고, 피아노·바이올린 같은 대접도 못 받는 악기지만 나를 낮추는 겸손과 귀를 쫑긋 세우는 배려를 배우라고 주님께서 미리 계획하신 영성훈련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게 됩니다.”

바흐 ‘류트 4개의 조곡(Suite)’을 자신의 편곡으로 녹음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장씨는 자신이 발표한 여러 음반 가운데 특히 독집 음반인 ‘물과 포도주-기도와 명상을 위한 기타연주’를 추천했다. 장씨는 그 가운데서도 특히 첫 번째 수록곡 바흐의 ‘눈 뜨라 부르는 소리 있도다’를 들어보라고 권유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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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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