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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34) 뷰티풀 보이 (Beautiful Boy, 2018)

약물 중독 아들 구하는 아버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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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뷰티풀 보이’ 포스터.



큰 무게감을 지닌 말이 있다. ‘중독’. 이미 일정 단계를 넘어선 말로 해결을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전문성,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얼마나 단순한가. ‘좋아서’, ‘그냥’, ‘하다 보니’.

영화 ‘뷰티풀 보이’. 영화 초반 아빠와 어린 아들 닉은 헤어질 때마다 주먹을 스치며 ‘everything!’이라고 인사를 한다. 애교 있고 활발한 소년,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하던 아름다운 소년, 그토록 사랑스럽던 닉이 어느 날부터 거리를 두고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한다. 아빠는 닉이 여전히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닉은 아빠의 손길 너머로 가버렸다. 한 번 두 번 기분이 좋아서 해보던 마약의 수렁으로 넘어간 것이다.

영화 ‘뷰티풀 보이’는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셰프와 그의 아들 닉 셰프의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마약 중독이 가지고 있는 비참함을 턱턱 보여준다.

부모의 이혼이 마음의 틈을 만든 것인지,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으로 이끈 것인지 자세한 표현은 없다.

안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그저 말일뿐 다시 빠져버리는 사춘기 소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계속 자책하면서 닉을 돌아오게 하려고 애쓰는 아버지의 모습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다행인 것은 아빠도 엄마도 새엄마와 어린 동생들도 여전히 닉을 사랑한다. 특히 아빠 데이비드는 닉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우선 이 사실을 부끄럽지만 글로 연재하며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한다. 당사자로서 죽음 문턱까지 가는 닉의 고통만큼이나 중독자를 둔 가족의 괴로움도 끝이 없다.

우리에게 좋다는 것은 시작만 아니라 과정도 결과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중독의 특성은 시작은 기분 좋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도 결과도 너무 비참하다. 그 행위로 인해 치를 것은 점점 커지고 무엇보다 소중한 자유와 생명을 잃어버린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닉을 대하는 아버지의 변화이다. 닉에 관한 모든 것을 도와주려 하지만 실패만 거듭한다. 결국, 그것이 닉을 돕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중독은 누구에 의해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프지만 냉정하게 닉의 요구를 거절하며 트레이너의 손을 잡도록 권하는 아빠. 닉은 8년째 약을 끊고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감히 닉이 나았다고 하지 않는다. 중독, 그 위태로움이 보이고 성경 속 인물들이 보인다.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루카 15,24)

▲ 손옥경 수녀(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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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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