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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51) 사마에게 (For Sama)

폭격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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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마에게’ 포스터.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8)

시리아 알레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내전을 피해자의 시선으로 담고 있는 영화 ‘사마에게(For Sama, 2019)’는 불편한 다큐멘터리이다. 알 아사드 정권을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대를 휴대전화로 찍던 와드 알-카팁 감독은 내전이 벌어지자 반군 지역에 남아 그 아비규환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정부군은 러시아를 등에 업고 끊임없이 반군 지역에 공습과 폭격을 감행하고, 무고한 민간인은 피해자가 된다.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감독과 친구들은 연대하며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으로 나름의 저항을 시작한다. 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허름한 건물에 새로운 병원을 마련해서 환자들의 목숨을 살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저항의 자리에서 의사이자 친구인 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하늘을 뜻하는 ‘사마’라는 예쁜 딸을 낳는다. 천진난만한 ‘사마’에게 언제쯤 평화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감독은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역사를 통해 배우고 긍정적인 세상을 만들어가기보다는 과거에 있었던 폭력과 전쟁이 점철된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 어떠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지만, 종교와 이념의 차이를 너무 쉽게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려고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몫이 되고 만다.

우리의 역사에는 어떤 나라보다 전쟁과 폭력의 상흔이 깊숙이 남아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제주 4ㆍ3 사건, 4ㆍ19 혁명과 5ㆍ16 군사 정변, 유신 시대, 12ㆍ12 군사 반란과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수많은 이들이 무고하게 죽임을 당하고 그 피는 우리 가슴 한편에 지워지지 않은 채 남겨져 있다. 무죄한 이들의 죽음과 그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족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신다. 율법에 따라 단죄되고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하느님의 정의와 심판보다는 사랑과 자비로 그들을 어루만져 주시고 그 관계를 회복하게 하시며 하느님과 우리를 이어주는 진정한 평화를 주신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를 바라고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 그 평화를 살고 실천해야 한다. 세상에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과 무력 사용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키려는 이들을 지지해야 한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내뱉고 있는 혐오의 언어와 폭력적 표현을 멈추고 타인을 수용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내적인 고요함이 필요하다. 우리가 먼저 평화를 살고 실천할 때 그 평화는 우리로부터 점점 퍼져나갈 것이다.

1월 23일 개봉

▲ 조용준 신부(성바오로 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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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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