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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52) 카잔자키스 (Kazantzakis)

자유를 갈망한 작가의 창작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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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잔자키스’ 포스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보는 내내 이 성경 구절이 떠올랐던 ‘카잔자키스’는 우리에게 「그리스인 조르바」로 널리 알려진 작가, 니코스 카잔자키스에 대한 전기 영화이다. 평생 자유를 갈구했던 카잔자키스의 삶과 여행의 궤적을 영화는 따라간다.

터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그리스에서 태어난 그는, 무자비한 그들의 만행을 보며 자랐다. 독립운동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는 아버지와 달리 문학으로 독립과 자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다.

그가 자유를 그토록 갈구했던 것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조국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강압적인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아버지는 거침없고 직설적인 분이었고, 어린 카잔자키스에게 그것은 상처가 되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진다.

아홉 번이나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지만 「미할리스 대장」 「최후의 유혹」 등으로 종교계의 미움을 받던 그는 조국의 방해로 상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될 정도로 문학성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영화는 그가 남긴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의 배경과 고뇌들을 보여주며, 그의 유약하면서도 섬세한 인간적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행복이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닷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었다.

영화 속에서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세 명이다. 첫 번째 인물은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인 조르바. 조르바는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알려준 사람으로, 그의 삶과 영혼에 깊은 영향을 준 인물이다. 조르바와의 만남을 통해, 그는 비로소 자기가 그렇게 찾아 헤매고 갈구했던 자유가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된다.

두 번째는 그리스의 대표 시인 앙겔로스 시켈리아노스이다. 그는 카잔자키스와의 첫 만남에서 절친이 될 것이라는 걸 직감했으며, 그의 예견은 맞아떨어졌다. 둘은 문학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서로를 지지하는 사이가 된다.

세 번째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엘레니 사미우로 카잔자키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데 일조한 인물이다. 그녀는 첫 만남에서부터 그의 작품을 타이핑해주겠다고 했고,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해 「영혼의 자서전」 「프로메테우스」 등 평생 그의 옆에서 많은 작품을 타이핑해준다. 그녀는 그의 작품 활동을 지지하는 열렬한 팬이었다.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이자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그의 고향, 크레타 섬. 그 섬을 배경으로 그리스의 역사적 유적지와 눈부신 에게해, 유럽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책장에 꽂아두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꺼내 읽고 싶을 것이다.

▲ 서빈 미카엘라(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극작가, 연출가, 영화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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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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