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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68) 메리 포핀스 리턴즈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는 마법사 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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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세계의 경제가 지금처럼 위기를 겪었던 경제 대공황 시대의 영국이 배경이다. 아내를 잃고 홀로 세 남매를 키우는 마이클은 가난으로 인해 화가인 자신의 직업을 버린 채 은행 창구에서 시간제로 일하며 살아간다. 그는 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지만, 이자를 갚지 못해 집마저 압류당할 판이다. 이 이야기는 실의에 빠진 그를 구하기 위해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 주던 보모 메리 포핀스가 돌아오며 시작된다.
 

메리 포핀스는 평범한 보모가 아니다.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마법사이다. 디즈니 스튜디오는 1964년 영국의 P.L.트래버스의 원작소설인 ‘메리 포핀스’를 애니메이션의 명가답게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융합시킨 동명의 뮤지컬 영화로 완성했다. 특히 그림을 실사와 합성하여 마치 관객이 그림의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처럼 느끼게 한다.
 

속편 ‘메리 포핀스 리턴즈’도 그런 전작의 매력을 전승하려고 노력했고, 나아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브로드웨이 최고의 배우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오랜 전통을 가진 디즈니와 픽사 스튜디오의 예술가들이 탄생시킨 명장면이다. 또 뮤지컬 영화의 특징이라고 하면 유쾌한 음악과 희망적인 노랫말을 들 수 있다.
 

“들어봐요. 불황도 곧 끝날 거예요. 오래가지 않겠죠. 생각보다 더 빨리 희망찬 새 노래가 들리겠죠. 사랑하는 이를 꼭 잡아요. 그러면 하늘 저편에서 축복이 내릴 테니. 언제나 당신 머리 위의 하늘을 봐요.”
 

메리 포핀스가 어려움에 빠진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 특히 눈이 간다. 때 묻은 아이들을 욕조 속에 밀어 넣고 상상의 해저 속으로 데려가는가 하면, 엄마의 유품인 도자기의 그림 속 세상으로 데려가 멋진 모험을 선사한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고, 웃음을 되찾아 준다. 하지만 정작 힘을 얻어야 할 마이클은 그녀의 행동이 현실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느낀다. 그는 아내에 이어 집마저 잃게 되자, 이젠 모든 것을 잃고 이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한 것이다.
 

‘믿기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메리 포핀스는 아이들이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상 세계를 여행하며 마음을 다시 희망으로 채우게 한다. 아이들에게 아이들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준 것이다. 그리고 희망을 되찾은 아이들을 통해 마이클마저 자신이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며, 행복의 조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가난하거나 초라해도 누군가 곁에 있다는 믿음과 사랑을 간직하는 여유로움이 있다면, 누구나 이제 풍선을 잡고 하늘 위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넌지시 알려주는 마법 같은 영화다.



▲ 조종덕 요셉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애니메이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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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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