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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72)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믿음은 사랑으로 나아가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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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 밀라드는 그림과 음악을 좋아했고 상상력이 풍부했던 소년이었다. 틈만 나면 음반 가게에 가서 뮤지션들의 앨범을 사모으고, 고물상에 가서 사온 물건들로 창작물을 만들어 즐기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바트를 이해해 주지 못했고 늘 하던 말은 이랬다. “꿈은 돈이 안 돼. 아무짝에 쓸모없어. 현실에 적응을 못 하게 하지.” 그러면서 바트가 소중하게 만든 것들을 짓밟아 버리기 일쑤였다.
 

아버지는 항상 엄마와 바트에게 폭력을 일삼았는데, 그것을 참지 못했던 엄마는 어느 날 집을 떠나고 만다. 그렇게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된 바트는 고등학생 때 무리하게 미식축구에 전념하다가 다리를 다치는 사고로 더는 선수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그가 새 클럽을 찾아 들어간 곳은 합창단이었다. 우연히 바트의 노래 실력을 눈여겨본 담당교사는 그를 가을 뮤지컬 주연으로 뽑아 출연시키고 그 덕에 그는 음악적 재능에 눈을 뜨게 되면서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한편 그의 아버지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자신의 약함을 인정할 수 없기에 병원 치료도 거부하고 아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여전히 바트에게 꿈은 먹고사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현실을 보라고 윽박지른다.
 

이런 아버지 때문일까? 어느새 바트는 마음을 닫고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돕기 위해 애썼던 애인 섀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서 바트는 고향을 떠나게 된다. 이후 그는 멀시미(Mercy me)라는 CCM 밴드에 합류해 전국을 돌며 보컬로 활약하게 된다.
 

바트의 공연을 본 유명 매니저 스캇 브리켈은 그에게 아직 영혼이 깃든 자기만의 곡을 찾지 못했다며 충고를 한다. 브리켈의 주선으로 만나게 된 음반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그에게 준비가 덜 됐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은 바트에게 어린 시절 아버지한테 들었던 ‘꿈은 돈이 안 돼’, ‘넌 한참 모자라’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 트라우마에 바트는 밴드를 그만두려 했지만, 유일하게 그를 믿어 주었던 브리켈과의 대화에서 남의 곡을 흉내만 내고 있을 뿐 자신의 진짜배기 노래를 못하고 있는 원인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를 먼저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 바트는 잠시 밴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라디오를 통해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성경을 매일 읽으면서 180도로 변해있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 바트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용서할 수가 없었던 바트는 다시 아버지로부터 도망가려 했지만, 그가 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분노를 내려놓고 그를 직시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와 새롭게 관계를 맺어가면서 어릴 적부터 자신이 그토록 바랐던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만나게 된 바트는 큰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곧 아버지를 주님께로 떠나 보내게 된 그는 그 상실감에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자신의 대표곡인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을 작곡하게 된다. 바트 밀라드는 이 곡으로 미국 전역에서 2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 CCM계의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관계에서 얻은 상처, 특히 가족관계에서 얻은 상처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신앙인에게 이 영화는 아주 중요한 것을 시사한다. 믿음은 희망을 낳고 희망은 어떠한 상처에도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상상력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적이 아닐까. 그런 상상력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 강언덕 신부 / 이냐시오영성연구소 상임연구원 /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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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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