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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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출신 천재소년의 감동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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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힘’은 체스 천재 방글라데시 소년 파힘이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 체스 챔피언이 되고 프랑스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이다.

방글라데시의 위험한 정치적 상황을 피해 아버지 누라와 프랑스로 망명한 파힘은 프랑스 적십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임시거처를 마련한다. 하지만 처음에 프랑스 정부는 이들의 망명을 거부한다. 아버지는 추방당하고, 파힘은 위탁 가정으로 가야 할 위기에 처한다. 파힘은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되면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말에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프랑스 챔피언십에 도전하게 된다.

이 영화의 메인 플롯(main plot)은 방글라데시 난민 소년 파힘이 프랑스 체스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고, 프랑스에 정착하게 되는 것이지만, 서브플롯(subplot)은 요즘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인 난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 세계 난민은 2590만 명에 이른다. 이 중에 즉시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은 140만 명이나 된다.

이 영화에서 감동을 주었던 부분은 파힘과 누라를 대하는 프랑스인들의 태도였다. 그들을 대하는 프랑스인들의 태도가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우호적으로 느껴졌다. 처음에 그들을 발견해 보호소로 데려간 적십자 사람들도 그랬고, 임시로 머물게 되었던 난민보호소에서도 그랬다. 적십자 사람들이나 난민보호소 사람들은 직업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자. 하지만 체스 클럽의 선생님들과 아이들도 그들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파힘과 누라가 제3세계에서 온 위험한 이들이나,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난민, 파힘과 누라에게 그들은 기꺼이 함께할 자리를 내어준다. 파힘 아버지의 망명이 거부돼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는, 파힘을 돌아가며 재워주는가 하면, 그들이 프랑스에 머물 수 있게 자기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후진국에서 온 파힘의 재능을 인정하고, 체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떤 이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줄 때, 우리는 감동하게 된다. 거기에는 도움을 주는 이와 받는 이를 넘어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교감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제주도에 난민들이 왔을 때가 생각이 났다. 우리는 그들에게 과연 얼마나 따뜻했을까? 그들이 우리의 것을 모두 빼앗아 가는 양, 우리는 갈 곳 없는 그들을 몰아세우고 배타적으로 굴지는 않았을까?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건 어떤 모습일까? 그분은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까? 문득 이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21일 개봉

서빈 미카엘라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극작가, 연출가



[영화의 향기 with CaFF] (100) 파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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