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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교회상식 교리상식] 자연법칙과는 달라, 사건 이면의 하느님 뜻 생각해야

▲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을 타일 조각으로 표현한 그림. 이스라엘 타브가 오병이어 성당에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고 기록돼 있는데, 예수님의 기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기적이란 일반적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신기한
일, 또는 자연법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말합니다. 따라서 과학이나
이성적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기적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기적은 이와 거리가 멉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기적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예수님 기적들은 역사적 사실인가

성경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보아서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기적들은 상당수가 첨가되거나 보충됐을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이라든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천 명을 먹이신
기적 같은 것들은 나중에 확대되고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큽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기적들을 다 엉터리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기적들과 관련된 어떤
사건이나 제자들의 체험이 분명히 있었고, 그 내용들은 구전으로 전해지면서 첨가되거나
과장되기도 했을 것이고, 나중에 복음사가들은 이 자료들을 자신들의 신학적 의도에
따라 정리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들 중 신빙성이 높은
것만 받아들이고, 역사적 신빙성이 적은 것은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기적 이야기들은 역사적 사실 그대로는 아니지만 '신앙의 언어'로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의 언어가 단지 객관적 사실을 기록하는
언어가 아니라 하느님 체험이라는 신앙의 반성에서 나온 신앙의 언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성경에서는 기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에서 보는 기적은

성경의 세계는 오늘날 상식이 되고 있는 자연과학의
세계와 거리가 멉니다. 자연과학의 세계에서는 자연법칙이 작용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기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려면 이용할 수 있는 온갖 과학적 방법을 다 활용해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예컨대 치유 기적이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한 루르드 성모성지에서는
1858년 성모 발현 이후 지금까지 약 7000건의 치유 기적이 있었다고 하지만 교회가
실제 기적으로 인정한 사례는 67건뿐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세계에서는 오늘날처럼 기이한 일에
자연법칙을 면밀히 적용한 후 '기적이다' 또는 '아니다' 하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이해하는 기적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하느님의 특별한 행동을
가리킵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특별한 행동이나 사건을 통해 당신의 뜻을 알리거나
실현하실 때 이를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연법칙을 뛰어넘는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자연법칙은 근대과학의 개념이기 때문에 성경의
세계와는 무관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성경의 세계에서 기적을 이해할 때는 특별히
두 가지가 중요시됩니다. 첫째는 기적이란 언제나 하느님이 주도하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놀라운 일의 배후에 하느님이 계실 때에 기적이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기적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그 사건의 외형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큰 기적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그 기적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어떻게 드러나며 또 어떻게 실현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예수님 기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성경 저자들이 예수님 기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기적은 언제나 예수님께서 당신의
말과 행동으로 당신의 전 인격으로 선포하시는 핵심 메시지인 하느님 나라와 연결돼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기적들은 하느님 나라가 이미 시작됐다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펼쳐지고 있다는 표징들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기적들을
행하십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하느님으로부터 권능을 받고 있음을, 하느님의 권능과
뜻이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예수님이 하느님
아들이심을 드러내는 표징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런 기적들은 이제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기적은 사람들을 신앙으로 인도해 주는 표징이 됩니다. 물론 기적 자체가
믿음의 전제 조건은 아닙니다. 믿기 위해 기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가련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기적은 사람들에게 신앙의 결단을 내리도록 하는 자극이 됩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기적뿐 아니라 교회의 많은 성인들의
기적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적들은 사람들을 신앙으로 인도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기적을 믿음의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과
흥정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cpbc.co.kr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9.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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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2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하시고, 4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5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6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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