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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두 사제가 수화를 배운 이유는?

서울대교구 전진·차서우 신부, 첫 수화 미사 집전 … 장애인과 소통하고 다가가기 위해

▲ 사제가 된 뒤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를 찾아 첫 수화 미사를 집전한 전진(오른쪽부터)ㆍ차서우 신부가 수화반 동아리 교사였던 안경이씨와 수화로 대화하며 웃음 짓고 있다.



새 사제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대에 오른 사제들은 이내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손말 한 동작 한 동작에 정성을 쏟았다. 청각장애 신자들은 '새 사제의 첫 수화 미사'라는 감동적인 순간을 저마다의 휴대전화에 담기 바빴다.

11일 서울 강북구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성당에서는 특별한 주일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수화미사를 집전한 주인공은 올해 2월 수품한 전진(서울 사당5동본당 보좌)ㆍ차서우(서울 잠실본당 보좌) 신부. 이들이 긴장한 건 처음으로 수화 미사를 집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 신자들에게 새 사제가 찾아와 미사를 집전해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평소 박민서(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담당) 신부가 주례해 온 주일 미사는 이날 새 사제들의 집전으로 더욱 값진 성체성사가 됐다. 신자들은 조금은 서툴고 느리지만, 마음을 다해 복음을 전하는 사제들의 손길에 눈을 떼지 않았다. 또 자신들을 먼저 찾아와 인사를 건네고 수품 은총을 수화로 전하는 사제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새 사제들이 자신들과 소통하고자 선교회를 찾은 것 자체가 신자들에겐 큰 기쁨과 감동이 됐다.

전진ㆍ차서우 신부와 농아선교회와의 인연은 신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제는 신학교에 있는 수화반 동아리 '손을 펴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박민서 신부와 동아리 수화 교사인 선교회 신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복음 말씀 위주로 수화를 배우고, 현장 실습으로 '사제 서품식 수화 봉사'를 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이날 수화 미사도 신학생 때 "사제가 되면 꼭 농아선교회를 찾아 수화 미사를 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처음 박민서 신부님의 수화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치 '모노드라마'를 보듯 온몸으로 신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수화에는 표정과 동작 같은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하거든요."(전진 신부)

"실생활에서 쓰이는 수화는 책으로 배울 때와 다른 것도 있어서 익히기 쉽진 않았어요. 오늘 미사 주례를 위해 많이 연습했어요."(차서우 신부)

이런 노력 덕분이었을까. 이날 미사를 주례한 차 신부는 실수 하나 없이 수화 미사를 무사히 마쳤다. 전 신부는 강론을 통해 "첫 수화 미사를 봉헌하도록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신자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여러분도 새 신부들 위해 기도해달라"고 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두 사제는 수화를 통해 청각장애인들의 신앙생활과 마음을 더욱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차 신부는 "평소 복음을 읽을 때에도 '이 단어의 수화 표현은 무엇일까'하고 사전을 뒤지며 익혔다"고 했다. 전 신부도 "신학생 시절,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이 하는 율동찬양 동작에서 수화 표현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가르쳐줄 때 뿌듯했다. 미사 때에나 기도할 때 항상 수화 단어를 떠올린다"고 했다.

시종일관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후배 사제들을 지켜본 박민서 신부는 "두 신부님이 얼마나 떨렸을지 이해된다. 노력해준 사제들에게 감사한 마음이고 무척 기쁘다"며 "전국에 수화하는 사제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종옥(알베르타) 사목회장은 두 신부에게 "수화를 배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두 사제는 미사 후 청각장애인들을 정성껏 안수 기도를 했고, 신자들은 축하식을 열어 새 사제들의 앞으로 사목활동에 힘을 실어줬다.

"성사생활에 목마른 청각장애인들을 돕고 싶어요. 미사 때에도 청각장애인분들이 얼마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참례하시는지 저희가 감사함을 느낄 정돕니다. 부족한 실력이나마 이분들에게 꾸준히 힘이 되고,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그게 사제인 저희가 해야 할 사명이니까요."(전진ㆍ차서우 신부)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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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1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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