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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극복 후 ‘늦깎이’ 사제 된 안동교구 윤성규 신부

시련 속에 찾은 하느님 은총 “감사”
투병생활 동안 체험했던 사제·수도자 헌신적 모습에 세례와 함께 성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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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삶을 ‘감사’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는 윤성규 신부. “모든 것의 시작은 기도에서 비롯된다”며 늘 기도 가운데서 주님 뜻을 찾으며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 삶을 되돌아보면 ‘감사’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29일 서품을 받고 사제로서의 삶을 시작한 안동교구 윤성규(바오로·40) 신부는 불혹의 나이에 서품된 ‘늦깎이’ 새 사제다. 늦은 나이에 서품되는 것도 남다른 일이지만, 병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는 사실이 더욱 눈길을 끈다.

전자공학과를 졸업, 서울의 전자 관련 회사 연구실에서 일하던 윤 신부는 당시만 해도 천주교에 대해 알지 못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일에만 매달려 지내다 건강이 악화돼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판명을 받았다. 그것도 이미 4기였다. 큰 수술과 여섯 차례에 걸친 항암치료, 자가 골수이식에 이르기까지 힘겨운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죽음의 위협 앞에 놓인 큰 시련이었지만, 윤 신부는 오히려 이 고통 가운데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봉사자들과 신부님, 수녀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살아갈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분들 뒤에 바로 예수님이 계셨죠.”

윤 신부는 다짐했다. 건강을 되찾게 되면 자신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노라고. 그래서 투병생활을 하며 교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무균실에서 한달간 치료를 받을 때도 묵주기도와 성경필사를 하며 부족한 교리 공부를 보충할만큼 열의를 보였다. 병마를 극복하고 건강도 되찾게 된 그는 2001년 6월 29일 세례를 받아 ‘바오로’로 다시 태어났다.

퇴원 후 고향인 풍기로 내려와 요양생활을 하며 병원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성소에 대한 생각을 차츰 키워갔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이도 많았고, 건강상의 문제도 있었기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고, 병상에서 스스로 했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들어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신앙과 성소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진 그는 한 수도회 성소모임에 나가게 됐다.

“성소모임을 통해 신앙적으로 많이 정화가 됐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 마음, 신앙적으로 목말랐던 부분을 많이 채우는 계기가 됐죠.”

수도회 입회가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안동교구 최장원 신부를 만났다. 최 신부 역시 늦은 나이에 서품을 받은 안동교구 사제다. 그의 격려로 교구 사제를 지망하게 됐고, 이후부터 모든 것을 내어 맡기고 하느님 뜻을 기다렸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는 이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고통 가운데서 하느님이 자신을 이끌어 주셨고, 그 부르심에 응답해가는 과정을 살아가고 있다는 윤 신부. 병상에서 했던 자신과의 약속은 결국 하느님과의 약속이자 기도였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모든 것의 시작은 기도에서 비롯된다며 “기도하는 사제는 어떤 힘든 일이 오더라도 주님 뜻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아픔 가운데서 예수님 모습을 따라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고, 그들 뒤에 계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결국 하느님의 안배하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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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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