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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을 여는 사람] 한민족 선교 꿈꾸는 박광선씨

중국동포 나아가 북녘 사람들에게 주님 사랑과 생명의 말씀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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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온 중국동포(조선족) 박광선(마르코, 43, 사진)씨는 오늘도 일터인 순대공장으로 향한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냄새나는 돼지머리를 나르고, 직접 순대를 만들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이 결코 힘들다고 여기지 않는다. 대신 "영원한 하느님 말씀과 사랑을 깨닫고 살아간다면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되뇐다.

 새해를 앞두고 지난 12월 명동에서 만난 박씨는 시종 특유의 친근한 웃음을 연발했다. "어제도 내내 순대공장에서 순대를 만들었다"고 하면서도 힘든 기색이 없다. 힘든 타지생활 중에도 그는 시간을 쪼개 꾸준히 어르신 목욕봉사에도 나가고, 새터민 모임에 참석해 한국생활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있다.

 "20여 년 전 우연히 제가 살던 중국 연변 화룡시의 한 성당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한족과 조선족들이 어우러져 사는 그곳에 미국인 신부님과 한국인 수녀님, 신자들은 식사도 거르며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3년간 교리를 독학해서 연길성당에서 주님 자녀가 됐어요."

 이후 그는 2008년 한국에 왔지만 누구나 그렇듯 타지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액세서리 공장, 김치공장, 전자기기 회사 등을 전전했다. 누구 하나 관심 가져주지 않는 사회에서 기댈 곳은 오직 신앙뿐이었다.

 "거처를 마련할 때에도 근처에 성당이 있는지 먼저 살폈어요. 한국에 돈을 벌러 오긴 했지만, 영원한 하느님 말씀과 사랑에 비하면 돈은 잠깐이죠. 신앙 안에 살려 애쓰다 보니 여러 수녀님들께서 도움도 많이 주셨습니다. 저처럼 어려움을 겪는 중국동포들을 위한 신앙모임이 교회에도 활성화돼야 합니다."

 수소문한 끝에 그가 찾은 곳은 인천교구 이주ㆍ해양사목부(담당 정윤섭 신부) 소속 중국동포 신자 모임인 `에파타공동체`. 그는 선교사 김숙자(카리타스)씨가 봉사하고 있는 에파타공동체에서 중국동포 50여 명과 열심히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을 해오다 2년 전부터 공동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들은 매월 둘째 주일에 모여 역곡2동성당에서 미사를 함께 드리고, 성경공부와 성지순례도 하며 마음의 위로를 얻고 있다.

 "신앙을 갈망하는 중국동포들이 전국 각지에서 우리 공동체를 찾습니다. 그중에는 불법체류자도 있고, 노동ㆍ가정문제를 겪는 이들도 많습니다. 또 코흘리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가족들도 있습니다. 이곳은 `사랑과 희망의 공동체`이자 `중국동포 선교 네트워크` 입니다. 하느님과 소통하며 각자 믿음과 위로를 키우는 공동체에 교회 관심이 절실합니다."

 그는 `하느님 사랑`, `선교`란 단어를 여러 차례 되뇌었다. 얼른 자신이 받은 하느님 사랑을 한 민족인 중국동포와 북한 사람들에게 빨리 전하고 싶다고 했다.

 "더 많은 중국동포들이 천주교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길 소망합니다. 교회가 우리에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것은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중국동포들을 통한 그물망 선교가 되겠죠. 또 고향으로 돌아간 이들은 자연스럽게 중국 선교사가 됩니다. 중국에서 만났던 북한 사람들 중에는 성경과 십자가를 숨기느라 마당에 묻어가면서까지 주님을 믿는 이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우리 공동체를 일으키고 훗날 중국ㆍ북한 동포, 우리 모든 민족에게 따뜻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역군으로 살고 싶습니다." 문의 : 032-662-4017, 에파타공동체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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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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