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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이름없는 순교자의 얼 깃든 거룩한 땅

제1회 광희문성지 학술심포지엄, 1801~1879년 794명 거쳐가 광희문성지 조성 힘써야

▲ 제1회 광희문성지 학술 심포지엄에서 조광 국사편찬위원장 사회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794명.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79년 기묘박해까지 의금부ㆍ포도청ㆍ형조 전옥에서 희생돼 광희문 밖에 버려지거나 묻힌 천주교 신자 수다. 이들 가운데 성인 20위, 복자 5위, 하느님의 종 25위가 있다.

11월 25일 서울 광희문성지순교자현양관(담당 한정관 신부)에서 열린 제1회 광희문성지 학술 심포지엄에서 794명의 명단이 최초로 공개됐다. 광희문성지가 '한국 천주교회의 카타콤바'로 불려 온 실체가 문헌으로 처음 밝혀졌다.

'광희문성지의 실체 규명과 순교자 영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서종태(스테파노, 전주대) 교수는 794명 명단을 제시하면서 "이들은 광희문 성문 밑에서부터 오늘날 왕십리 지역인 광희문 끝까지 버려지고 묻혔다"고 했다.

'박해시기 순교자 시신의 유기 및 매장과 광희문 밖'이라는 제목의 주제 논문을 발표한 서 교수는 "박해 시기 내내 좌ㆍ우포도청, 형조의 전옥, 의금부 등에서 순교한 천주교인은 거적때기에 싸여 밤에 광희문 밖에 버려졌다"고 했다.

794명 대부분은 교수형을 당하거나 매 맞아 죽었다. 서 교수는 "1866년 병인박해 이후 광희문 밖에 버려지거나 묻힌 천주교인의 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병인양요와 남연군(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묘 도굴 사건으로 박해가 격화됐기 때문"이라며 "당시 천주교인이 포도청 옥에 가득 차 빈자리를 만들기 위해 교수형으로 처형하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794명 중 거주 미상인 35명을 제외한 759명 가운데 지방 거주자가 452명(60%)으로, 서울 거주자 309명(40%)보다 더 많다"며 "대부분이 신분이 낮고 가난한 이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조광(이냐시오) 국사편찬위원장은 "가톨릭 교회는 무덤을 중심으로 순교자에 대한 공경이 이뤄지고 성지가 조성됐는데 이런 교회의 전통을 볼 때 광희문 밖은 교회와 학계의 주목을 받기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덧붙여 "794명 가운데 관변 측 사료에 의하면 배교자들도 있다"며 "이들이 배교로 기록됐다 하더라도 죽는 순간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모르기에 이들 모두도 죽음에 이르도록 주님을 고백한 신앙인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희문 밖에 유기 또는 매장된 천주교 순교자들이 수감, 신문, 처형, 매장에 대한 고찰'을 주제 발표한 원재연(하상 바오로, 전주대) 교수는 "천주교인은 엄청난 불법적 남형을 당했다"며 "가난하고 힘없는 민초들의 최소한의 권익을 위해 마련된 18세기 후반의 법제 조항들은 천주교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광희문 밖 순교지와 순교자 영성'을 주제 발표한 강석진(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신부는 "광희문 밖에 버려진 순교자들은 가장 가난한 순교자들이요,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은 순교자들"이라고 정의했다. 강 신부는 "광희문 밖 순교자들이 보여 준 삶과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그 마음에 따라 이웃에게 사랑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갔음을 알 수 있다"며 "그들은 박해자 앞에서 신앙을 증언한 후 참수형을 받고 죽는 것을 최고의 신앙 행위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광희문성지 담당 한정관 신부는 "광희문 성지는 순교자들이 살던 당대 성곽과 문루가 그대로 남아 있어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역사 공간"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광희문 밖이 명실상부한 한국 천주교회의 카타콤바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기뻐했다.

이날 심포지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염수정 추기경은 "광희문 밖은 가난하고 이름 없는 순교자들이 버려지고 묻힌 거룩한 터"라며 "광희문성지 조성을 통해 우리 신앙의 실체를 밝혀 가고 신앙생활의 본모습을 찾아가자"고 격려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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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7.11.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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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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