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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기도하는 청각장애인 묵주 나왔다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특별 제작, 새 성전 건립 염원 묵주기도에 담아

▲ 서울농아선교회준본당 신자들이 박민서 신부가 축복한 특별한 묵주로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묵주기도를 하며 성전 건립을 염원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은 묵주기도를 어떻게 바칠까.

여느 신자들처럼 묵주를 들고 기도할 수 있겠지만 이들의 언어는 수화다. 손으로 기도를 바치다 보면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하기엔 다소 불편함이 따른다.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면 미처 헤아리지 못할 일이다.

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준성당(주임 박민서 신부). 교중 미사 후 신자들은 여느 때처럼 자리를 뜨지 않고 묵주기도에 집중했다. 기도 지향은 내년 완공을 앞둔 서울대교구 첫 청각장애인 본당의 순조로운 건립을 위해서다. 성모성월이라 신자들은 더욱 정성스레 기도를 바쳤다.

그런데 손에 묵주를 든 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신 미사 후 제대 위에 놓인 '대형 묵주'를 향해 시선이 한데 모였다. 모양도 특이하다. 마치 셈할 때 쓰는 주판(籌板)을 옆으로 뉘여놓은 듯 생겼다. 박민서 주임 신부가 손으로 기도하는 청각장애인 신자들의 불편을 안타깝게 여기다 2년 전 고안해낸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묵주'다.

청각장애인들은 묵주 알을 손으로 잡은 채 수화로 기도하다 보면 자주 묵주 알을 놓쳤다. 어디까지 기도했는지 다시 헤아려야 했다. 게다가 묵주를 쥐고 수화를 하다가 묵주로 자신의 얼굴을 치게 되거나 옆사람을 건드리게 돼 번거로움이 컸다. 평소 '묵주기도를 좀더 잘 바칠 순 없을까' 여기던 박 신부는 마침 목수인 청각장애인 신자 채병옥(요셉)씨에게 부탁해 '특별 묵주'를 만들었고, 묵주를 축복하던 날 신자들은 하나같이 기뻐했다.

특별 묵주로 기도하려면 봉사자도 여럿 필요하다. 묵주 알을 옮기는 사람, 수화 통역자, 화면에 기도문을 띄우는 이, 성모송 횟수를 알리는 번호판 봉사자 등 최소 7~8명이 투입된다.

박 신부의 배려로 신자들은 한결 수월하게 기도에 집중하며 수화 묵주기도를 바치게 됐다. 박 신부는 지난해 서품 10주년을 기념해 개인용 묵주도 제작해 나눠줬다. 일반 묵주와는 모양이 달라도 청각장애인에겐 꼭 맞는 맞춤형 묵주다. 매년 교구별로 열리는 한국농아인의 날 행사 때마다 작은 묵주를 교구장 주교들에게 선물하며 의미도 전하고 있다. 특별 묵주가 필요한 이들은 주문도 가능하다.

박 신부는 "청각장애인 신자들이 일치된 마음으로 새 성전 건립을 위한 염원을 묵주기도에 담아 바치고 있다"며 "사목자로서 신자들이 불편함 없이 풍요로운 신앙생활을 해나가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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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8.05.0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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