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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 (2)가정 안에서 하느님 사랑 체험하고 증거하기

심백섭 신부(예수회,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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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은 하느님이 나의 어둠, 우리 가정의 어둠 속에 더 가까이, 더 깊이 오시는 것을 체험하는 때이다. 특별히 가정 안에서 하느님의 오심을 내가 어떻게 알아보고 내가 어떻게 맞아들여야 하는지, 바로 이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하느님은 언제나 와 계시지만, 가장 춥고 가장 어둠이 깊은 밤중에 오신다.

우리는 힘들수록 하느님을 더 간절하게 찾는다. 그것이 ‘회심’이다. 고통은 우리에게 방향을 바꾸라는 하느님의 신호일 수 있다. 고통에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러니 힘들 때만 하느님을 찾는다고 자책할 일이 아니다. 힘들 때라도 하느님을 찾으면 하느님의 뜻에 순응하는 것이니 그 정도면 좋은 것이다.

어느 때보다도 약함을 많이 느끼고 아픔을 몹시 쓰리게 느끼는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 다가오신다. 주님은 아는 척, 있는 척, 잘난 척하는 이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는 분이시다. 힘들 때 우리가 찾는 하느님이 죄인인 우리의 친구로 와 주신다. 이때 시선을 돌려 하느님의 오심을 알아보고 그분 사랑을 체험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하느님은 암담한 때에 흉이 많은 사람에게나 흠이 많은 가정에 더욱 분명하게 사랑의 징표를 드러내신다. 하느님은 에제키엘서 16장에서 묘사한 것처럼 온갖 죄와 허물로 만신창이가 된 창녀와 같은 사람에게 찾아오시어 씻어주시고 당신의 신부로 맞아주시는 분이다.

그분은 구유와 같이 냄새나고 패가망신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가정에 오히려 당신 거처를 정하시고 하느님 사랑의 진수를 보여주신다. 언뜻 보기에 좋은 것 없어 보이는 사람, 별다른 일 없어 보이는 가정 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기에는 좋은 자리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 부지기수로 일어나도 모르고 지나치는 때가 많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로 아픔이 많을 때, 억울함을 당해 냉가슴을 앓을 때 주님을 위해 달게 참아 받는다지만,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내가 더 정화되고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나와 내 가정이 어려울 때 친구가 되어주는 진정한 친구로 새로 태어나라고 하느님이 오신다. 나와 내 가정이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음을 선택한 진정한 사랑을 증거하라고 그분이 오심을 잊지 말자.

새로운 것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낡은 것이 죽어야 한다. 지금 나의 삶, 내 가정의 운명이 가혹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절망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닮은 새로운 나, 새로운 가정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다. 그러니 이제 나와 내 가족이 “진정한 사랑, 신적 사랑”의 증인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진통의 과정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

나와 내 가족도 그분 은총의 도움을 받아 상처 주는 사람을 환영할 줄 알고, 상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을 살아야 한다. 여기에 내가 사는 보람과 가정의 존재 이유, 희망의 완성이 있다. 메시아 예수를 닮고, 성가정을 닮는 것이 나와 우리 가정의 존재 이유다. 그 목적을 분명하게 알고 마음에 새기자.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과 사귀어 절친이 되는 길로 나아가자.

정리=윤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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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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