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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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 수해 복구 현장] 수해로 실의에 빠진 이재민에게 관심과 기도를

전주카리타스 봉사단 현장 복구, 교회 안팎에서 봉사 손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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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에 꺼내뒀던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에서 음식을 꺼내 비우고 그 안의 용기를 일일이 세척하는 전주카리타스봉사단원들.



지난 16일 시간당 100㎜에 가까운 기습 폭우는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다.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지 사흘이 흘렀지만, 청주교구 관할 구역 길가에는 여전히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시내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재도구와 집기, 생필품이 길가에 어수선하게 나뒹굴었다. 쓰레기 수거차량이 바삐 움직이고, 봉사를 나온 군인들은 버려진 집기를 치우고 물 청소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청주교구 공동체 또한 복구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본당별로, 사회복지시설별로 봉사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타 교구에서도 이에 힘을 보탰다. 19일 청주교구 관할 구역 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



청주 덕암성당(주임 정상기 신부)은 가장 피해가 컸다. 16일 1.2m 높이로 물이 들어찼던 지하 강당과 교리실, 회합실은 당일 4시간 만에 양수기 4대를 동원해 물을 다 빼냈다. 사흘 동안 집기를 꺼내 말리고 바닥을 닦고 청소했지만 옹벽을 덮고 있던 방수벽이 찢겨져 나간 모습 그대로 흉하게 남았다.

정상기 신부는 “미사 중에 차 10여 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면서 “강당과 교리실, 회합실을 잇는 환기용 창문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8월 15일 설립 30주년을 앞두고 있어 복구에 서두르고 있다.

성당 정문 바로 앞에 사는 김연철(요한 세례자, 60)씨는 주일이라 교무금을 내려고 은행에 다녀와 10분 늦게 성당으로 가다가 물이 밀려들어오는 바람에 성당에 가지 못했다. 김씨 집도 폭우로 살림을 다 버리고 집을 리모델링을 해야 할 처지다. 차도 화물차를 포함해 두 대를 폐차했다. 김씨는 “저보다 더 큰 피해를 본 분들이 수두룩하다”며 “그분들을 위로하느라 저는 피해를 본 시늉도 못 한다”고 했다.

본당 빈첸시오회장으로 활동하는 박영종(마태오, 57) 성창하우징 대표는 건축자재 창고에 쌓아 뒀던 원목 문짝과 몰딩, 루바 등을 못 쓰게 됐다. 피해액이 1억 2500여 만 원으로 추산되지만, 앞으로 얼마나 피해가 더 늘지 알 수 없다. 아내 이금예(루치아, 57)씨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이런 물난리는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명심산 산자락에 위치한 충북재활원(원장 김상수 신부)도 날벼락을 맞았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재활원 하수구가 감당하지 못했다. 물이 역류해 시설 내 지하 체력단련실과 보일러실, 소방펌프실, 전기배선반 등이 다 침수됐고, 재활원을 둘러싼 나무 대여섯 그루가 부러져 조립식 건물을 덮쳤다. 수해 당일부터 사흘간 전 직원이 복구에 매달려 사흘 만에 임시 복구를 끝냈다. 무너진 길은 모래주머니를 쌓아 막은 뒤 물길을 돌렸고, 침수된 지하 집기나 시설물은 꺼내 말렸다. 추산 피해액은 1억 700만 원이나 되지만, 앞으로 수해를 막기 위한 물길 조정과 하수구 보강은 더 큰 숙제다.

수해를 입은 본당과 사회복지시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청주 송절동본당을 비롯해 모충동ㆍ서청주 본당, 청주상당노인복지관 등 무심천 인근과 하복대 일대 본당과 사회복지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타 교구에서 원활한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온정의 손길을 보탰다.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김봉술 신부) 산하 전주카리타스 봉사단은 19일 충북 보은군 내북면 재해 현장을 찾아 복구에 나섰다.

16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추천을 받은 홀몸노인 정월연(84) 할머니의 침수 주택을 찾았다. 인근 도원천으로 빠져나가던 하수구 물이 역류하면서 침수된 탓에 가재도구는 하나도 건질 게 없었다. 집에 있던 물건을 들어내고 벽지도 뜯고 토사를 닦아냈다. 소독을 한 뒤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 습기를 제거했다. 냉장고에 있던 음식은 다 버리고 냉장고는 수리를 위해 세척했다. 또 도배와 함께 장판을 깔고, 외벽 페인트칠도 했다.

변효석(루도비코, 64) 전주카리타스봉사단장은 “도심보다 농촌에 피해가 크다는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의 얘기를 듣고 내북면에서 복구 봉사를 하게 됐다”며 “긴급 문자를 보내 긴급히 대처한 덕에 정월연 할머니와 또 다른 가구에서 복구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교회 안팎에서 봉사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청주교구 내 수해 침수 지역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교구 사무처장 최상훈 신부는 “일단 23일 수재민을 위한 특별 기도의 날로 정해 2차 헌금을 하고 이 기금으로 이재민들을 돕기로 했다”면서 “엄청난 수해에 망연자실한 이재민들에게 한국 교회에서도 더 관심을 갖고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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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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