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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미얀마·방글라데시 사목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번째 아시아 사목방문이 마무리됐다. 교황은 불교국가인 미얀마(11월 27~30일)와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11월 30~12월 2일) 사목방문을 통해 박해 받는 로힌자(Rohingya) 족을 위로했다. 또 교황은 교회의 변방이자 소수종교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교회에 '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데 헌신하고 종교 간 폭력 근절을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 로힌자 족 보호에 강력 메시지

11월 27일 미얀마 양곤에 도착한 교황은 원래 이날 아무 일정 없이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황은 미얀마에 도착하자마자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의 집무실에서 미얀마 군부 최고 실력자 민아웅 라잉 장군을 만났다. 미국과 유엔은 미얀마 군의 로힌자 족 '인종 청소'의 배후로 라잉 장군을 지목하고 있다.

미얀마 방문 2일째인 11월 28일 교황은 미얀마 국가고문이자 외교장관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났다.

교황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얀마의 미래는 평화에 달려있다"면서 "이 평화는 사회 모든 구성원의 존엄과 인권, 모든 민족, 법치제도, 민주질서의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미얀마에서 박해 받고 있는 '로힌자 족'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라카인 주 상황"이라고 언급해 로힌자 족의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모든 이의 인권과 모든 민족을 존중하라"는 당부를 통해 로힌자 족 보호를 요구한 것이다. 교황이 언급한 라카인 주에서는 60여 만 명의 로힌자 족이 최근 자행되고 있는 군부의 박해 때문에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미얀마 가톨릭교회는 교황에게 이번 미얀마 방문 중에 '로힌자'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벵골 지역에서 온 이들이라는 뜻으로 '벵골인'이라고 부르며 '로힌자 족'이라는 표현을 금기시하고 있다.

아울러 11월 30일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교황은 라카인 주 난민을 돕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고, 국제사회를 대신해 더 큰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12월 1일 다카에서 16명의 로힌자 난민을 만난 교황은 처음으로 '로힌자'라는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교황은 이날 "오늘날 신의 존재는 '로힌자'라고도 불린다"면서 "이들을 박해한 모든 사람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11월 2일 방글라데시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에서 로힌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교황은 "미얀마의 지도자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로힌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로힌자'라는 말을 쓰면 상대방이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종교 간 대화 강조

교황은 이번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방문 동안 타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에도 집중했다. 종교 간 대화를 통해 평화와 정의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교황은 11월 29일 양곤 소재 세계 평화의 탑을 찾아 미얀마의 불교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날 연설에서 교황은 미얀마의 가톨릭 신자와 불교 신자들에게 "서로 다른 문화와 민족, 종교인을 갈라놓은 갈등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오해와 무관심, 편견,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황이 타종교 지도자들과 만난다는 것 자체가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교황은 종교 지도자들이 하나가 되어 정의와 평화를 외칠 때 "세상에 희망을 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국민의 대다수는 불교 신자로 타 종교인과 소수민족은 억압을 받거나 '2등 시민' 취급을 받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은 불교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미얀마 사회에 갈등과 불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어 교황은 12월 1일 방글라데시 교회의 주교들을 만난 자리에서 타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종교라는 가면을 쓴' 폭력에 대항해 한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타종교에 대한 이해는 세미나나 교육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도 증진할 수 있다면서 타종교와 만남에 더욱 신경을 써 달라"고 전했다.

교황은 "만남과 대화는 정의와 평화의 나라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정신적 에너지'를 깨울 수 있다"면서 "종교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갈등의 문화를 만남의 문화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11월 29일 양곤 캬이카산 운동장에서 20여만 명의 신자들이 참례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고, 30일에는 양곤 성모대성당에서 청년들과의 미사로 미얀마 일정을 마무리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31일 16명의 사제 서품식 주례, 1일 타종교 지도자와의 만남, 2일 다카 노트르담대학교 학생과의 만남 등 일정을 소화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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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12.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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