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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개·절두산 순교성지 안내봉사하는 박이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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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순교자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순교성지에 담긴 사연을 설명하는 낭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당고개순교성지와 절두산순교성지의 안내봉사를 맡은 박이순(비비안나·60·서울 공덕동본당)씨의 목소리다.

“제가 기사에 나갈 만한 사람이 아닌데 부끄럽네요”라며 연신 미소 짓는 그에게서 ‘아픔’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박씨는 2014년 12월 급성 유방암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오르고, 몇 차례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 그런 아픔을 딛고 약 1년 8개월째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그는 쉬지 않고 성지 안내봉사를 하고 있다. 쉬엄쉬엄 해도 된다는 주변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봉사에 나선다. 이유는 하나다. 주님이 다시 살려주셨기 때문이다.

박씨는 힘든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지금의 상황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방암을 진단 받고 난 뒤 살면서 잘못한 것은 없는지, 교만하게 산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면서, 오히려 “제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보호와 우리 순교자들을 비롯한 주변 분들의 전구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확고한 믿음이 있지만, 그 역시 신앙심이 단단해지기까지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과거 어린 자식을 잃은 슬픔에 잠겨 주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원망은 가라앉았고 “주님이 데려가신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받아들이게 됐다. 수많은 시련이 신앙의 자양분이 된 것이다.

박씨는 이제 당고개순교성지와 절두산순교성지에 없어선 안 될 안내봉사자로 손꼽힌다. 11년이라는 세월 동안 안내 봉사를 했지만, 매일 잊지 않고 103위의 순교자의 이름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도하려 노력한다. 성경 필사 노트도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다.

특히 박씨는 “주님께서 다시 주신 생명인 만큼 열심히 봉사하려 한다”고 말하고 “순교지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사진만 남기고 갈 것이 아니라 이름 없는 순교자들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유주 수습기자 yuj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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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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