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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국민 생명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야”

인권주일에 만난 사람 / ‘의료 인권 활동가’ 정형준 의사




우리나라에서 '환자 인권'은 얼마나 존중받고 있을까. '기본 건강권'은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것일까.

10일 인권주일을 맞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이자 인권의학연구소 운영위원인 정형준(토마스 아퀴나스,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의사를 만났다. 정 의사는 의료 활동이 진정한 국민 건강을 위해 공익적으로 구현되도록 목소리를 내고 실천하는 '의료 인권 활동가'다.

정 의사는 "우리나라 의료는 모두 민간 주도인데다 환자 건강과 공익보다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료는 공공재"라면서 "의료계가 병원 운영과 돈벌이 경쟁에서 조금만 벗어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더욱 발 벗고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500여 명이 의료계 개혁을 주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인간 생명은 어떠한 목적과 수단에 앞서기 때문이다. 인의협은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이념 아래 돈 앞에 생명을 좌시해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아프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자 설립됐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인의협은 △노숙인ㆍ이주노동자 등 소외계층 진료 사업 △건강권 침해 사례 연구 조사 △건강 정보 사업 △의료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확대 활동 등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 의료기관 병상 수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고입니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병원 비율은 5%도 안 되죠. 30%에 이르는 유럽·일본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돈 안 되는 진료는 병원에서 사라지는 '시장 방임형 의료 시스템'이 자리 잡았습니다. 비영리 공공병원을 갖춰 국가가 사람을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정 의사는 영국의 전 국민 무료 공공의료 서비스(NHS)를 예로 들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지역 환자들을 무료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돌보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공장식 '3분 진료'란 없죠. 유해하고 불필요한 진료도 없고, 돈이 없어 치료 못 받는 일도 없습니다."

그는 "우리나라는 환자가 '상품화'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의료 급여 환자 대상을 국민의 3%에 불과한 기초수급생활권자에서 확대하고, 장애인, 노인들에 대한 혜택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는 돈벌이'라는 인식 아래에선 의사도 환자도, 사회도 모두 손해입니다. 경제 논리 안에서 모든 국민의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제2의 메르스 사태는 또 도래할 것입니다. 대형 병원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의료 사업에 더욱 힘을 보태면 좋겠습니다.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이 격리되지 않고, 제대로 치료받는 의료 체계를 구축해 나가길 희망합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12.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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