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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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경수 손상에 의한 사지마비 베트남인 레반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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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아버지는 의식이 돌아오면 “죽어야지, 내가 빨리 죽어야지”하며 스스로를 원망했다.

온 몸이 마비된 채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보며 딸은 “아빠를 한국에 모셔오지만 않았다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며 가슴아파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지난해 4월, 딸 레티튀항(다니엘라·32·마산교구 용잠본당)씨는 베트남에서 지내던 친정 부모님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응우옌반꾸엣(다니엘·36)씨를 도와 자신도 돈을 벌기 위해서 아이들을 맡길 생각에서였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9월 자전거를 타고 나갔던 아버지 레반홈(58)씨가 넘어져 사지마비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경수를 다쳐 움직일 수 없는데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염증, 폐렴까지…. 수차례 쇼크로 의식불명에 이르기도 했다. 더구나 항생제 치료가 힘든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보균자로 격리치료를 해야만 했다. 레반홈씨는 의식이 돌아오면 ‘죽어야 한다’며 치료를 거부해 정신과 진료도 함께 받았다. 수개월간 콧줄로 영양을 섭취하다보니 뼈만 앙상히 남았다. 그의 몸무게는 30㎏ 남짓.

지난해 10월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입원한 후, 1월 말까지 받은 치료비와 수술비가 2000만원을 넘었다. 레반홈씨의 담당의사인 재활의학과 허성철(요셉·부산교구 남양산본당)씨가 나서 딱한 사정을 알렸고, 병원 동료들과 지역 본당 신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보탰다. 그래도 남은 병원비가 500만원이나 된다.

허씨는 “지금까지 생사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경수 손상으로 걸을 수도 팔을 움직일 수도 없다. 무엇보다 감염 관리를 잘 하면서 이제부터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딸은 다행히 의식을 차리고 회복되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베트남으로 돌아가 치료를 이어갈지, 창원 집 근처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을지. 문제는 다제내성균 환자라 갈 수 있는 병원도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어머니 팜티띠엠(53)씨가 병간호를 하지만 한국말이 안 돼 레티튀항씨가 매일 병원에 와야 한다. 3, 5살 남매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창원에서 양산을 오간다.

올 초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남편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야간 근무를 맡아서 한다.

하루하루가 버티는 나날이지만, 레티튀항씨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곁에서 힘이 돼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엄마처럼 따뜻하게 챙겨주는 대모님, 지역 본당 신자들, 병원 의사 선생님들…. 삶을 포기하려던 아버지도 세례를 받고 싶다고 한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뿐이다.

레티튀항씨가 조금은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지금 받은 사랑, 꼭 갚을 거예요. 우리 아빠 도와주세요, 기도해주세요.”


※성금계좌※
경남은행 634-07-0006483
예금주 (재)마산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주사목위원회)
모금기간: 1월 30일(수)~2월 1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55-275-8203 천주교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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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1-3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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