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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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힘겹게 사제 육성하는 우간다 교회

계속된 내전에 사목자 턱없이 부족, 학비 없어 성소 접는 신학생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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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오니에르토(왼쪽) 부제와 엠마누엘 음부리부토 신학생.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엠마누엘 음부리부토(29)와 얘기를 나누다 귀를 의심했다.

방학 때 농장에 가서 2주 일하고 받는 품삯이 3만~5만 실링이란다. 한국 돈으로 많아야 1만 2000원이다. 그는 “그 돈으로 비누와 칫솔, 중고 티셔츠 한 장 사면 끝”이라며 웃었다. 그는 사제 수품을 2년 앞둔 가바바(Ggaba) 성 마리아 대신학교 신학생이다. 내전 중인 남수단에서 내려온 터라 방학이 되면 갈 곳이 없다. 수중에 돈이 있으면 어떻게든 고향에 가는 교통편을 알아볼 수 있겠지만, 한두 푼 드는 여행길이 아니다.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용돈을 버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

그나마 소속 교구에서 학비를 부쳐준다.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교구장님은 내전이 계속되는 데다 교구에 신부가 적어 어려움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학비를 보내주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부모님은 얼마 안 되는 농사를 지어 여태껏 11남매를 키우셨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아무리 신학생이라고 하지만 돈 쓸 곳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무일푼이다. 학기 중에는 신학교 기숙사에서, 방학 때는 남의 집 농장에서 먹고 자면서 모든 걸 해결한다. 타국에서 이토록 고달프게 공부하며 성소의 꿈을 키워가는 집념이 놀랍기만 하다.

“빨리 사제품을 받고 돌아가야 한다. 비어 있는 성당과 성사생활을 못 하고 있는 신자들이 너무나 많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교구와 국가를 재건하는 일에 나를 바칠 것이다.”

데이비드 오니에르토(31) 부제는 가난에 발목이 잡혀 몇 번이나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다. 학비를 구하지 못하면 낙향해서 1년 농사를 지어 그 농작물을 학교에 봉헌하고 공부를 이어갔다. 신학교도 어차피 식량과 부식을 사야 하는 터라 가능한 방법이다. 지난해는 학장 신부를 보증인으로 세워 빌린 돈으로 공부했다.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에 가면 “장가나 가라”고 꼬시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코흘리개 시절 본당 신부에게 감명을 받은 뒤부터 다른 길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형편이 나은 동료 신학생에게 돈을 몇 번 꿔봤는데, 갚으려니까 쉬운 일이 아니더라. 그것 때문에 자존심 상할 때도 있었다. 가난이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 눈물을 더 잘 닦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 안에는 배가 고파서 하느님 말씀조차 귀에 안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우간다=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후견인 / 폴 마솔로 신부

성 마리아 대신학교 학장

신학생 2명을 추천했지만, 비슷한 처지의 신학생이 많습니다. 한국 신자들이 보내주는 성금을 두 사람에게만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거나 성소를 포기하려는 신학생들과 나누는 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생들을 도와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우간다 교회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25일부터 3월 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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