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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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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이라도 줄이려고 헤어진 가족

산토리뇨 보호소에서 지내는 레이딘 가난 때문에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

▲ 레이딘 가족이 모처럼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집을 방문하는 날이다. 보호소 차를 타고 집을 향한 지 30분이 넘도록 가린 레이딘(Guarin Raedinn, 14)과 동생 데니스(Guarin Dennis, 10)는 아무 말 없이 차창 밖을 바라만 본다.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헤어져 아동 보호소인 (필리핀 세부) 산토리뇨 센터에서 지낸 지도 어느새 3년. 5남 2녀 중 장남인 레이딘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반복되는 이 상황이 착잡하기만 하다.

갑자기 형제의 얼굴이 환해졌다. 멀리서 형제를 기다리고 있는 아빠를 보았기 때문이다. 한걸음에 달려가 아빠의 품에 안긴 형제는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수다를 떨며 집으로 향한다.

형제의 집은 수산시장 옆 빈민촌에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오물과 폐수로 가득하다. 집에는 수도는 물론 화장실조차 없다. 2평 남짓한 집에서 7명이 살고 있다. 너무 비좁아 첫째는 옆집에서 잠을 잔다. 아빠가 자전거택시로 버는 수입은 한 달에 400페소, 우리나라의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보다 적은 약 8260원 정도다. 이 수입으로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기에 레이딘과 데니스는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 달 만에 가족이 다 모였다. 아무리 가난해도 가족이 다 모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한데 형제는 가족과 함께 밥 한 끼 먹지 못한 채 30분 만에 집을 떠나야만 한다. 남은 가족의 양식이 줄기 때문이다. 한 입이라도 줄여야 남은 가족들이 더 버틸 수 있다.

다시 보호소 차량에 올라탄 형제는 산토리뇨 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 지급하는 쌀 3㎏과 생활용품을 받고 있는 아빠를 빤히 바라본다. 눈에 조금이라도 더 아빠 얼굴을 담아두려 듯 계속 바라본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멀어지는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던 형제는 결국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억지로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문다.

레이딘은 전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한다. 건축사가 되어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공부한다. 책을 읽고 또 읽어 닳아 헤어질 정도다.

레이딘과 데니스는 언제 가족과 다시 살 수 있을까? 형제는 오늘도 다시 가족과 함께 살날을 꿈꾸며 산토리뇨 센터에서 지내고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후견인 / 최의영 신부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동아시아 지부장



필리핀 세부의 산토리뇨 센터는 레이딘처럼 가족과 이별하거나 학교에 못가는 아이들 17명이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살며 꿈을 펼치도록 손을 잡아주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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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1.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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