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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만난 사람] 서울 시메온학교 교사 이혜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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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모르던 어르신들이 한글 공부를 통해 기도문을 제대로 알게 되시고, 또 신앙생활에서도 의미를 되새기며 재미와 자신감을 얻으십니다. 저의 작은 봉사로 인해 어르신들이 변화되시는 모습에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한글교실 시메온학교(지도 유승록 신부) 교사 이혜숙(엘리사벳·서울 당산동본당)씨. 그는 2013년 시메온학교 설립 시 1기 봉사자 양성 교육에 참여하면서 어르신 한글 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많은 이들이 ‘글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까’라고 여기지만, 우리 사회 안에서 문해해득교육 잠재 수요자에 해당하는 중학교 학력 미만 인구는 전체 성인 인구 중 15.7(2010년 기준)에 해당한다. 신자들 경우 기도문과 성경을 읽지 못하거나 성가를 잘 부르지 못하니, 신앙생활 안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2년 전 겨울 어느 날, 70대 후반 여자 어르신 한 분이 주보를 보고 찾아오셨어요. 상담 후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오니 ‘주님 감사합니다. 한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간절하게 감사기도를 드리고 계셨어요.”

읽기는 가능했으나 쓰는 법을 알지 못했던 그 어르신은 한글기초반에서 꼬부라진 손가락으로 붓글씨 쓰듯 쓰기를 익혔다고 한다.

한 글자 한 글자 깨쳐나가는 즐거움으로 얼굴빛이 점점 환해졌고, 암 투병 중이었음에도 전혀 병색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밝게 생활했다.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이씨의 마음 안에 남아있는 인상깊은 장면이다.

한글교육은 신앙생활을 돕는 것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자신감 및 자아 존중감 회복, 의사소통 능력 및 사회적응능력,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기대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씨는 “어르신들이 항상 주님께 감사하는 모습 속에 겸손하게 배려하시는 모습이 남달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본당에 어르신들을 위한 학교가 설립돼 한글을 몰라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도움을 받게 되면 좋겠다”고 교회에 거는 바람을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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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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