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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151)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대(3)

사회적 실천, 그리스도인 사명이자 의무
참 그리스도인 식별 기준 ‘사회 복음화’
자기 자신에게 머무는 신앙에서 벗어나
가난한 이들 통한 새로운 복음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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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에서 나온 문헌 가운데서는 이례적으로 이웃종교 신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향력을 실감케 합니다.

나이와 계층, 종교 등을 떠나 전 세계 많은 이들 가운데서 슈퍼스타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뿐 아니라 평소 자신의 말과 행동을 통해 특별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실천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며 의무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가난한 이들과 사회 정의에 대한 관심을 쏟는 데에서 제외되지 않는다”(201항)며 사회 복음화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합니다. 아울러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이 “문화, 사회, 정치 또는 철학의 범주 이전에 신학의 범주”(198항)라는 점을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the Poor Church for the Poor)(198항)가 자신의 희망임을 밝힙니다.

교황은 현대 세계를 향한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미치는 구원의 힘을 깨닫고 그들을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으라는 초대”(198항)라며 가난,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자신이 복음화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교황의 말은 완전히 새롭거나 유별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교부들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알아보고, 그들의 궁핍을 덜어주도록 노력하며,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한다”(교회헌장 7항)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교황이 가난과 가난한 이들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시고자 하신 그 신비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도록 부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198항 참조)

이러한 가난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황은 오늘날 다양한 모습의 폭력을 낳는 불평등을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그는 “사회 안에서 그리고 다양한 민족들 사이에 배척과 불평등이 사라지지 않는 한, 폭력이 뿌리째 뽑힐 수는 없을 것”(59항)이라며 불평등을 낳는 불의한 사회-경제 구조는 그 안에 분열과 죽음, 갈등과 충돌이 잠재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과 역할이 새롭게 부각됩니다. 교황은 “다양한 도전에 맞서려고 노력할 때에도 우리는 복음을 전하는 것”(61항)이라면서 사회 복음화를 위한 실천으로 신자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종교의 사회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기쁨이 자신 안에만 머문다면 참다운 신앙이라고 할 수 없다며 개인주의적 신앙을 강하게 질타합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에 머무르는 신앙에서 벗어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이 있는 삶의 변두리로 나아가 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가치관의 혼재 속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러한 교황의 가르침은 오늘날 참 그리스도인을 식별해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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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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