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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156)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대(8)

미래 희망 잃은 청년 위로해야
교황, 젊은이에 각별한 관심 표현
연애·결혼·출산 포기한 3포 세대에
“꿈·믿음 갖고 인생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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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Asian Youth Day)와 124위 순교자 시복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지난 8월 14~18일 닷새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주님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교황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많은 이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4박5일간의 방한 기간 중 교황이 많은 이들과 나눈 말에서도 우리는 시대의 징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일정 중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사랑’(166회)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많이 쓴 단어는 ‘한국’(120회), ‘마음’과 ‘사람’(101회)이 세 번째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 10일까지 교황의 영문 트위터 계정(@Pontifex)에 올라온 221개의 트위터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하느님(God)’이라는 단어가 총 46회, ‘사랑(love)’이라는 단어와 ‘기도해주십시오(pray)’라는 단어가 각각 33회, 32회로 자주 언급됐습니다.

특히 메시지를 보낸 연령대로는 젊은이에게 보내는 트윗이 총 10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이들에 대한 교황의 각별한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고 인생에 도전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또, 물질적 소유에 집착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재난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웃을 돌아보길 권하는 내용의 트윗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처럼 교황이 젊은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이는 것은 이들이 미래 교회와 세상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잔뜩 풀이 죽어있는 모습입니다. 비싼 등록금 등 적잖은 기회비용을 치르고 대학을 졸업해도 무엇 하나 쉬워 보이는 게 없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가 낯설지 않게 된 지는 이미 오래 전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과도 같은 경쟁에 치여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4포 세대’, ‘자기 집’에 대한 꿈을 접고 아예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5포 세대’까지 포기 항목이 계속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삶에 대한 기본적인 욕심은 물론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버린 일본의 ‘사토리(さとり) 세대’를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사토리(さとり)는 득도(得道)라는 의미이니 깨달음의 세대라는 뜻입니다. 말이 득도지 가장 의욕과 꿈이 넘쳐야 할 시기에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욕구마저 저당 잡힌 젊은이들이 지닌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말입니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에서 행한 연설에서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선과 진보,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교황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 교회에 전한 복음적 울림을 제대로 구현해 나가야 할 십자가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진 그리스도인들이 첫 걸음을 내디딜 곳은 교황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우리 시대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이 있는 현장일 것입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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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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