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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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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성월 특별기고] (하) 위령성월에 생각해보는 장례문화


오늘날 장례의 90퍼센트가 화장인데, 불과 몇 시간 입는 수의에 수백 만 원 심지어 천만 원 넘는 돈을 쓰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여덟 살 때, 그토록 좋아했던 할머니의 상을 맞았다. 염습이 끝나고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뵈라는 어른들 말씀에 관 앞에 다가갔다. 흉한 삼베로 싼 할머니 시신을 본 순간 지금껏 다정했던 할머니를 잃었고 공포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대체하고 말았다.

고인이 평소 좋아해서 아꼈던 옷이나, 실비 10~20만 원 정도의 산뜻하고 보기 좋은 개량 수의도 훌륭하다. 뒤늦은 효성, 과시욕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장례비용 낭비는 두고두고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 날 입관예절 때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염습이 행해진다. 남의 죽음을 통해 내 죽음을 생각하라는 교회의 권고이며, 죽음 뒤의 부활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연도가 시작된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떠나서 올 제, 야만족을 야곱 집안이 떠나서 올 제, 유다는 주님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당신의 나라가 되었도다. 바다가 보고서 도망을 치고 요르단이 거슬러 흘러갔도다...." 과연 이 기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제대로 이해 못하는 기도라면 그 노래는 위선이며 하느님께 대한 모독은 아닐지 모르겠다. 이 순간, 항상 유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장례기간 동안 연옥, 공심판 등 평소 잘 생각지 않던 물음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때에 따라 민망할 정도로 황당한 답변이 뒤따르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는 냉담교우들을 회두시킬 수 있는 최상의 기회가 된다.

임종을 앞둔 상태에서는 소정의 입교절차를 밟지 않고 받을 사람의 원의를 확인하고 주요 교리를 일러주어 믿게 하고 죄를 통회케 한 후 임종대세(代洗)를 준다. 이기적인 선교만을 위한 대세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선교가 어려운 이 시대, 대세의 활용은 고려해봄직하다.

장례미사는 거의 새벽에 치러진다. 화장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다시 운구예절의 연도를 하게 되는데 수록된 시편 역시 너무 난해하다.

고인을 떠난 보낸 후 삼우날에는 유가족이 모두 미사에 참여한 뒤 묘소를 찾아 삼우제를 올린다. 내 생각에 이 삼우 미사 끝에, 신부님이나 수녀님께서 유가족을 방으로 안내해 이들이 장례예절 동안 어느 정도 품었던 교회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가 선교로 이어지도록 계기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한다.

그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은 기도, 고인을 위한 지속적인 연도 권유다. 미숙한 유가족의 연도를 돕기 위해 당분간 매일 저녁, 부담이 안 될 시간에 유가족의 집에서 함께 연도를 권하는 것이다.

그 구역의 반원 레지오 단원 등도 함께해서 차츰 이들의 냉담을 풀게 하고, 비신자라면 교회를 찾게 만드는 것이다. 집안에 고상, 성모상, 촛대도 없으면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삼우미사는 연령회 상장봉사의 결실이 되어야 한다.

장례미사를 통해 죽은 영혼은 정화되고,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하느님 품에 안겼다는 안도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또 참여한 교우들은 부활 신앙의 확신으로 더욱 믿음이 굳어지고 성숙될 것이며 비신자들과 손님들은 처음 경험하는 장례미사의 엄숙함과 사제의 강론에 감동 받아 자신도 꼭 이런 장례를 받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더욱이 사도예절에서는 고인을 잘 아는 친구든 친척이든 내 생전에 진솔한 모습을 추억하므로 무겁고 슬픈 장례가 아닌, 부활한 영생의 삶을 축하하는 즐거운 밤이 되도록 한다.

연령회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 시대, 선교를 위한 무한한 가능성의 도구이다.


최하원(그레고리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상임이사, 영화감독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7.11.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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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7-40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9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40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성녀  가타리나(Catherine)
 메르쿠리오(Mercurius)
 모세(M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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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녀  엘리사벳(Elizabeth)
성녀  유쿤다(Juc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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