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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낙태는 살인입니다

이창훈 알폰소(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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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 때 남성이 사정을 하면 여성의 질 안에 1억~5억 개의 정자를 쏟아냅니다. 이 정자들은 자궁을 통해 난자가 배출되는 통로인 난관(자궁관)으로 향합니다. 자궁관은 난자를 배출하는 난소와 연결되는 부분이 나팔처럼 생겼다고 해서 나팔관이라고도 합니다. 정자는 자궁을 거쳐 나팔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죽어 버리고 수백 개만 살아남습니다.

여성은 난소를 통해 난자를 생성해 냅니다. 난자는 배출 주기가 있습니다. ‘배란주기’라고도 하는데 건강한 여성의 배란주기는 약 28일이지만 몸 상태와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차이가 납니다. 배란기에 성교를 하게 되면 정자와 난자는 나팔관에서 만나게 됩니다. 수백 개의 정자 중에서 단 하나의 정자만이 난자의 막을 뚫고 난자 속으로 들어가 결합니다. 이를 ‘수정’이라고 합니다. ‘수태’, ‘임신’이라고도 하지요. 또 이렇게 수정된 상태를 ‘수정란’이라고 부릅니다. ‘배아’라고도 합니다.

수정란은 나팔관을 타고 이동해 모체의 자궁 속에 적당한 자리에 안착합니다. 이를 착상이라고 합니다. 일단 안정적 착상이 이뤄지면 배아는 모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으면서 계속 성장합니다. 그러면서 여성의 몸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옵니다. 생리가 그치고 입덧이 시작됩니다. 아기가 생겼으니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히 하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 아기를 태아라고 부릅니다. 이 태아가 엄마 배 속에서 약 9개월간 지내다가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남녀의 육체적 결합에서부터 정자와 난자의 만남…마침내 출산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과정은 참으로 신비롭기 그지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리고 내가 똑같은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출생 직후의 아기는 수정란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결합한 수정란이 분화하고 성장해 태아가 되고 아기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 생명의 시작을 어디부터라고 봐야 하겠습니까? 태아는 임신 6~7주만 되면 분당 180회 정도로 심장이 뛰고, 9주가 되면 여아의 경우 자궁과 난소가 생겨 생명을 잉태할 능력을 갖춘다고 합니다. 그러면 심장이 뛰는 것이 감지되지 않는 5주까지는 인간 생명이 아니라고 해야 하겠습니까?

죄를 지으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합니다. 낙태란 태아를 ‘고의적’으로 죽이는 행위입니다. 태아는 모체에 난 불편한 혹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 생명’입니다. 그것도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저 스스로는 살 수 없는 가장 연약한 인간 생명입니다. 인간 생명을 죽이는 행위가 죄가 아니라면 무엇인가요? 가톨릭교회가 낙태죄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천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임신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짐을 여성 혼자서만 감당토록 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그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되고 실제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태아의 생명권만 강조했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여성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합니다. 그러나 여성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자기 결정권을 위해 낙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낙태는 나와 똑같이 존엄한, 그러나 가장 힘없고 무죄한 인간 생명을 죽이는 살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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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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