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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그들이 장승을 세운 까닭은 /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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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7일 강원도 원주 흥업면 대안리 마을 소유 공동밭에서는 장승과 솟대를 세우는 장승제가 벌어졌다. 장승에 새겨진 글귀는 다름 아닌 ‘유전자조작농산물거부지역’ ‘GMO FREE ZONE’이었다. 10년 전 같은 내용으로 세워진 장승이 형님처럼 바로 윗자리에 버티고 있었다.

대안리 지역은 공소 가톨릭 농민회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생명살림을 위한 유기농 쌀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다. 2006년 지 역 농민들은 국내 처음으로 ‘GMO FREE ZONE 선언’을 했다. 장승이 마을에 자리 잡게 된 것은 그런 이유였다.

그로부터 10년, 우리나라의 식용 GMO(유전자변형식품) 수입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쌀을 비롯한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재배와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10년 만에 다시 세워진 장승은 재앙처럼 다가오는 농업과 식량의 위기, 반생명 문화 속에서 다시 한번 쌀과 농촌을 지키고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우리 밥상을 해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결의와 다짐의 몸짓이었다. 이날 이곳에서 농민주일 행사가 열린 까닭이기도 했다.

GMO에 맞서 생명을 살리고 밥상을 살리는 노력은 생산자 농민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도시 사는 분들이 농촌에 와서, 현실을 한번 보고 들어주는 기회가 많으면 좋겠다”고 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농부들이 묵묵히 소신을 갖고 생명농산물을 정직하게 생산해도 소비자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생명의 밥상 실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가깝게는 ‘본당 생명농산물 직매장 이용하기’부터, 생명 존중과 형제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농촌살리기는 일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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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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