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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드 배치 논란과 그리스도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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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정부가 경북 성주군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성주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국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드 배치가 정부 주장대로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굳이 지금과 같은 논란을 야기하면서까지 서두를 일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일수록 정치권을 넘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지혜와 뜻을 모아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염려스러운 것은 사드 배치를 계기로 냉전시대의 유물이라 할 군비 경쟁이 다시 촉발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교회는 평화를 깨뜨리는 행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정당방위에 필요한 수단을 넘어서는 과도한 무기 보유를 ‘안전과 평화에 심각한 위협’으로 여긴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결코 평화가 ‘무기라는 힘’의 균형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110항)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 등을 통해 군비 경쟁이 가져올 재앙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교회는 “군비 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높다”고 가르친다. 당장 중국 러시아 등 이웃 나라들의 반응만 봐도 군비 경쟁이 지닌 위험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번 사드 배치 논란을 계기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의 사도로 불림받은 존재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평화를 위한 몫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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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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