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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자발적 희생에 대한 기억과 성찰 / 이원영

지난 5월 9일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첫 번째 공식 행사였던 5월 18일,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 열린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 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다"며 '스물아홉 살 전남대생 박관현,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스물네 살 서울대생 조성만, 스물다섯 살 숭실대생 박래전' 등의 이름을 불렀다. 이들은 모두 이 땅의 민주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외치면서 스스로 자신을 희생한 청년들이었다.

작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자살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자의교서 「이보다 더 큰 사랑」(Maiorem hac dilectionem)을 발표했다. 교황은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자발적으로 자유로이 내놓으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결심을 지키는 그리스도인들은 특별한 관심과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밝히면서, 남을 위해 희생한 의인도 성인으로 추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시복시성의 요건으로 순교와 영웅적 덕행에 더해 '목숨을 내놓는 것'을 추가한 것이다. 이는 사랑의 극한 행위를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헌신하다가 죽은 이도 교회가 공적으로 기억하고 공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필자는 대통령이 언급했던 네 명의 청년들 중에서 조성만(요셉)과 사적인 인연이 있다. 당시 서울대학교 화학과 학생이었던 그는 졸업 후 사제의 길을 걷고자 했던 청년이었다. 군사 정권을 반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장했던 그는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으로 시작해 "지금 이 순간에도 떠오른 아버님, 어머님 얼굴 차마 떠날 수 없는 길을 떠나고자 하는 순간에 척박한 팔레스티나에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한 인간이 고행 전에 느낀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로 끝을 맺는 유서를 남겼다. 사제의 길을 걷는 대신 선택한 죽음이 자신의 신앙적 결단이었음을 밝힌 것이다.

그가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죽음'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에 대해 꼭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지금까지도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단지 '자살'이라는 이유로 폄하하거나, 그를 소위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것에는 결단코 반대한다. 교황이 자의교서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의 한 몸을 내놓기까지 그가 했던 고뇌와 결단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올해 5월 31일에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관,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집전으로 '고 조성만(요셉) 30주기,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위한 미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반도의 정세가 극적으로 평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이때, 조성만(요셉)이 자신의 한 몸을 내어놓으면서까지 갈구했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 이 미사를 통해 깊이 있는 성찰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원영(프란치스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5.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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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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