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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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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글] 밀알 하나가 된 신부 / 현명수 신부

나의 친구 임주현 도밍고 신부(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도회)가 잠비아 선교지에서 뇌출혈로 선종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갑작스런 슬픔에 어찌할 줄 몰라 했다. 도밍고 신부는 참 착한 사람이었다. 늘 겸손했고 가난했다. 그저 씩 한 번 웃으면 그게 말이 되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늘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지던 도밍고를 이제는 자유스럽게 해 주시려고 이리 서둘러 데려가셨나 보다.

어려서부터 사제가 되고자 했던 도밍고는 나중에야 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도회에 입회해 이탈리아에서 수련을 마치고 늦게 신부가 됐다. 그리고는 아프리카로 떠나서 그곳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서 불편한 몸이었는데도 가난한 사람, 못 배운 사람,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며 예수님을 알려주었다. 성당을 짓고 수도원을 건설하고 수도자들을 양성해 나갔다. 이제 학교를 세우느라 그 많은 일을 하면서도 도밍고 신부는 늘 따듯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것이 없나 보다. 늘 무엇이라도 주려고 했다. 남을 챙겨주느라 자기 것은 하나도 없어서 유품이라고는 여행가방에 든 옷 몇 가지뿐이었다. 누가 어쩌다 옷이나 한 벌 사주면 그건 바로 현지 신자들 몫이 되곤 했다.

손수 밥을 지어 이웃과 나눠 먹기를 좋아했던 도밍고 신부에게서 사람들은 아버지의 모습도 어머니도 그리고 형님과 스승의 모습도 함께 보곤 했었다. 그렇게 자상하게 사람을 챙기더니 정작 자기는 돌보지 못해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도밍고 신부가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손쓸 수 있는 병원이라고는 12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 먼 곳에서 애쓰다 세상을 떠난 것이다.

우리 곁에 이런 착하고 가난한 신부가 있었던 게 우리에게는 행운이었다. 도밍고 신부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현지 주민들은 할아버지에서 아이들까지, 아기를 업은 엄마들도 뜨거운 태양 밑을 서너 시간씩 걸어서 도밍고 신부를 보러 와서는 깊은 슬픔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뭐 하러 거기까지 가서 고생하느냐, 언제까지 도와주기만 할 거냐고 핀잔을 주었던 내가 부끄럽다. 사랑은 그저 넘쳐나면 될 뿐 까닭을 물을 필요가 없는 것인데, 친구가 가고 나니 이제야 후회가 된다. 애쓸 때 좀 더 가까이 있어줄걸.

사람은 가고 사랑은 남았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자기는 한 알의 밀알이 된 친구를 보내며 마지막 말을 건넨다. '도밍고, 이제는 편안하시게.'


현명수(바오로) 신부
인천교구 김포 청수본당 주임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7.1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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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2-26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22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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