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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정전협정과 종전선언 / 이원영

지난 7월 27일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 유해 55구를 원산에서 미군 수송기편으로 송환했다. 이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은 한국전쟁의 전쟁상태를 일단 중지하기로 합의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은 북한의 김일성, 중국의 팽덕회 그리고 UN군을 대표한 미국의 클라크 등 세 사람의 서명으로 이뤄졌으며, 남한은 서명에서 빠져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에 반대했기 때문에 서명에 한국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전협정 당사자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됐지만,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과 지난 4월 27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의 주체라고 합의하면서, 적어도 남북 간에는 당사자 논란이 종결됐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은 문제는 북미 간의 적대관계 종식이며, 이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북미 간의 설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종전선언'이란 말 그대로 전쟁이 끝났다는 정치적 선언일 뿐이지만, 전쟁상태를 법적으로 종결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단계가 이어진다는 점과 중국의 참여 여부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로 인해 복잡한 국제정치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2005년 6자 회담의 9·19 공동선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9·19 공동선언에서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commit for commit, action for action) 원칙에 입각해 단계적 방식'으로 실행할 것에 합의했다. 그렇다면 '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에 이르는 과정을 종전선언 단계, 제재 해제 단계, 평화협정 단계 등으로 구분해 각 단계마다 미국과 북한이 할 일을 정하고 이의 실행 여부를 확인하면서 다음 단계로 이행한다면 더디더라도 꾸준하게 한반도 평화체제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난 7월 방한한 교황청 외무장관 갤러거 대주교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가 세계적으로 평화의 문화를 증진하는 큰 시작점이 될 것이고, 북한에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 전략에 맞을 것"이라며 "뱀처럼 슬기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혹은 북미 간에 서로 수용 가능한 요구를 통해 조금씩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시는 두 민족으로 갈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반으로 갈라져 두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다'(에제 37,22)라고 했던 성경 말씀이 이 땅에서도 실현되리라 굳건하게 믿으면서 좀더 지혜를 모야야 할 것이다.


이원영(프란치스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8.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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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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