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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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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의 눈] 믿지 못할 가면, ‘익명’ / 김지영

앞선 칼럼을 다시 상기해보자. 취재원(행동주체)을 나타내지 않고 '~~으로 알려졌다' '~~으로 전해졌다'는 따위의 피동형 종결어미를 쓴 기사는 일단 불량뉴스에 해당한다. 또 행동주체를 밝히지 않고 '~~라는 평가다' '~~라는 지적이다'는 식의 명사형 종결어미를 쓴 기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개 추측성 기사이거나, 이해관계 및 이념에 치우친 기사이기 쉽다. 위 두 가지 외에 취재원을 밝히지 않는 보도문장 유형으로서 기자들이 매우 즐겨 쓰는 유형이 또 있으니, 바로 '익명'이다.

보도문장에서 흔히 접하는 익명이라면 'A씨' '전문가' '관계자' '측근' '당국자' '소식통' 같은 것들이다. 익명을 사용한 보도문장은 '관계자'와 같은 문법상 행동주체(취재원)가 드러나 있지만, 익명의 가면을 쓴 취재원이 과연 누군지 정체를 알 수 없다. 사실상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략) "센터가 생기면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량 일부만 부서졌다면 복구에 3개월 정도 걸리겠지만 파손 부위가 광범위하거나 교각에도 영향이 있다면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첫째 예문의 경우, 그 내용상 서울시 관계자의 정확한 신원을 숨길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도 굳이 익명을 쓰고 있다. 아마도 기자가 습관적으로 익명을 썼든지, 너무나 소심한 서울시 공무원이 이름을 숨길 이유가 없는데도 굳이 익명을 요청했을 것이다. 아니면, 기자가 자신의 생각을 서울시 관계자라는 가공의 익명 인물을 통해 나타냈을 수 있다.

둘째 예문 역시 '전문가'의 이름을 밝혀야 한다. 구체적인 진단과 전망을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전문가들이 다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안을 막론하고 전문가의 의견은 저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막연하게 '전문가들'이라고 불특정 전문가들을 다 지칭해서는 안된다. 대표적인 '일반화의 오류'다.

요즘, 권위가 있다는 신문과 방송들도 공공연히 익명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이런저런 자기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한 두 전문가의 말을 듣고 '전문가들'이라고 일반화하거나, 아니면 매체나 기자들의 생각을 '전문가들'이라는 가공의 익명 취재원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매체나 기자가 익명의 취재원을 조작·동원해 자신의 이해관계와 이념, 성향을 대변하게 하는 일은 동서고금의 언론계에서 흔한 일이 돼왔다.

익명을 남용하는 기사는 저널리즘의 원칙인 정확성이나 객관성, 공정성을 정면으로 배반하기 때문에 보도윤리에서는 익명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5조(취재원의 명시와 보호)는 '보도기사는 취재원을 원칙적으로 익명이나 가명으로 표현해서는 안되며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취재원을 빙자해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요강은 미성년자, 범죄피해자,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 등과 함께 보도로 인해 신변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이는 가능한 익명을 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공익을 위해 반드시 보도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취재원이 익명을 요구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부 고발자들이 취재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하고 기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세계 언론계의 전설이 된 워터게이트 사건 취재보도 과정이 대표적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은 2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리처드 닉슨을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임기도중 물러나는 대통령으로 만들고, 수많은 관료들을 처벌받게 한다. 취재과정에서는 지속적으로 제보를 하는 취재원이 있었는데, 이 취재원은 익명을 요구하고 기자들은 그를 '딮 스로트(deep throat; 깊은 목구멍)'라는 익명으로 표현한다. 베일에 싸였던 딮 스로트의 정체는 30년이 지난 2005년, 미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였음이 본인의 고백에 따라 확인됐다.

공익을 위해 보도해야만 하는 사건이었고 이를 위해 취재원을 익명으로 처리한 대표적 사례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지영 (이냐시오) 전 경향신문 편집인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9.1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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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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