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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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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내 신앙의 첫 걸음마


안녕하세요. 저는 시골에 사는 할머니입니다. 성당에서 신문을 가져다 읽고 있는데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냅니다.

어린 시절, 방학 때면 언제나 외갓집에 갔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성당에 다니셨다. 어린 내 눈에 비친 두 분의 모습은 이상했다. 작은 상에 촛불 두 개를 올려 켜 두고 십자가를 세우고 푸른 망토 같은 것을 두른 예쁜 인형까지 올려두고는 같은 말을 되뇌면서 작은 알맹이를 손으로 돌리고 계셨다. "할머니, 뭐하세요?"하면 "묵주신공 바친다"하시면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셨다. 더 이상한 것은 오른손으로 이마와 가슴, 이쪽 저쪽을 휘저으면서 "성부와 성자와…, 아멘"하시는 모습이었다.

또한 두 분은 매일 낮 12시 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성당 쪽으로 돌아서서 두 손을 모으고 삼종기도를 바치셨다. 길을 걷다가도 성당 종소리가 울리면 그 자리에 서서 기도를 바치셨는데, 어린 마음에 그 모습이 창피하고 이상해 어딘가로 숨고 싶기도 했었다.

내게는 네 분의 외삼촌과 두 분의 이모가 계시는데, 엄마까지 7남매 모두에게 신앙을 물려 주셨다. 나도 어느새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읍내에 있는 성당을 혼자서 찾아갔다. 하지만 대대로 이어진 유교 집안인 친가 쪽에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아버지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성당에 가는 것을 반대하셨다. 20㎞가량 되는 먼 길이었으니 어린 나에게 힘든 길이기는 했다. 그 이후로 결혼을 했고, 시댁은 전형적인 불교 집안이었기에 또 성당에 가지 못했다. 내 생각은 접어두고 시댁에 맞춰 지내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 작은 소도시로 나와 애들을 키우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 앞을 지나치다 충동적으로 사무실로 들어갔고 고심 끝에 세례를 받기로 결정했다. 6개월의 교리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세례를 받았다. 그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힘들었지만 참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싶다. 하얀 소복을 입고 신부님께 세례를 받던 날,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가슴에 알 수 없는 기쁨이 일어 나를 뜨겁게 했었다. 그때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셨던 외할아버지·외할머니가 많이 그리웠던 순간. 그 두 분의 신앙생활이 내겐 큰 울림이 되었다.

이후 삶에 치여 몇 년 냉담을 하고 있을 때 둘째 외삼촌에게서 전화가 왔다. 생전에 외할머니가 너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하셨다며, 그만 쉬고 성당을 찾아가라고 하셨다. 그 말씀에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받고 방황하던 신앙을 제 자리로 돌렸다. 마음속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다시 태어난 나…, 참으로 먼 길을 돌아온 것 같다.

지금 내가 다니는 곳은 공소라서 교우분들이 5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본당과 공소를 오가시며 사무장도 없이 고생하시는 신부님을 보면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이제 새로 성전을 지어 새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돼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이 성전을 위해 애쓰신 은인들께도, 묵묵히 고생하신 선교사님께도 큰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김행남(헬레나·광주대교구 영암 삼호본당 용앙공소)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9.1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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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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