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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돋보기] 한반도 평화와 다양성

맹현균(마태오, 교계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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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늘 긍정적인 개념은 아니다. 우리는 다양성에 직면할 때 긴장한다. 긴장의 결과, 불신이 생기기도 하고 폭력이나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과정이다. 반대로 다양성을 회피하려고 하면 민주주의는 위기에 봉착한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의 저자 파커 파머에 따르면 다양성을 회피하는 전략에 ‘같은 부류끼리 어울리기’, ‘상대방 악마화하기’가 있다.

정치권은 대북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 다양성 회피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먼저 ‘같은 부류끼리 어울리기’다.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쪽이나,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는 쪽이나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 없이 말이 통하는 같은 부류끼리 대화하려고 한다. 자신의 지지자에게만 아첨한다. ‘상대방 악마화하기’는 좀 더 보편적인 대결 구도다. 야당은 상대방을 주사파, 종북세력으로 악마화하고, 여당은 야당의 주장을 불리할 때만 들고 나오는 북풍 색깔론으로 규정한다. 양 극단이 서로 융합될 수 없는 울타리에 갇힌 꼴이다. 이런 대결 구도는 학문적 대화가 아니다. 이와 같은 다양성 회피 전략은 문제의 본질을 가린다.

동북아평화연구소장 강주석 신부는 “대북정책의 본질은 한반도 평화이고 당면 과제는 민족의 화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 대북정책을 논의하는 흐름에는 한반도에서 어떻게 평화를 이뤄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여전히 ‘대화’와 ‘제재’, 이분법적 대결구도에만 골몰하고 있다. 제3의 길을 찾는 시도도 아득하다.

파커 파머에 따르면 방치된 다양성은 공동체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평화를 위한 대화 채널을 마비시킨 지금의 상황과 닮은꼴이다. 다른 생각들과 조우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을 때 토론과 소통은 요원해진다. 다양성은 서로의 차이를 끌어안을 때만 우리에게 유익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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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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