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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부탄의 첫 사제, 킨리 체링 신부

유은재 리디아(TV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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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통틀어 사제는 단 한 명, 신자는 고작 100명 남짓한 곳이 있다. 성당도 없고 제대로 번역된 성경도 없다. 바로 히말라야의 작은 불교 왕국 부탄 이야기다.

부탄의 첫 번째 사제이자 유일한 사제인 킨리 체링 신부를 만났다. 부탄 땅에 첫 가톨릭 건물을 건립하고 있는 킨리 신부는 형제 교회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모금 이야기에 앞서 킨리 신부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어떻게 그 땅에서 가톨릭 신앙을 키웠는지, 사제의 길을 가게 됐는지 궁금했다.

킨리 신부는 불교 집안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누나가 가져온 성탄 카드에서 아기 예수를 처음 보았고 인도에서 유학하던 중 한 성당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보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둘이 같은 인물임을 느꼈다. 킨리 신부가 선교사에게 몰래 세례를 받자 부탄 왕이 킨리 신부를 불러 이유를 물었는데 ‘예수님을 사랑하니까요’란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사제가 된 사연도 드라마다.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며 사제의 꿈을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는데 출장길 비행기 옆자리에 마더 데레사 수녀가 앉았다. 신앙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성소에 확신을 느꼈고 예수회에 입회했다. 사제품을 받던 날 아버지는 오시지 않았다. 가톨릭 신앙을 갖는 걸로 모자라 사제까지 되다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예수회 인도 다르질링 관구장까지 지내며 30년 넘게 사제의 길을 걸었던 킨링 신부는 은퇴를 앞두고 지난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우선 가톨릭사회센터를 짓는 게 목표다. 도시로 몰려든 시골 청년들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학업의 기회를 줄 것이다. 개종이 목표는 아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하고 싶단다.

이제 막 씨앗이 뿌려지기 시작한 부탄의 미래가 궁금하다. 10년 뒤, 20년 뒤…. 계속 부탄에 마음이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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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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