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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교회, 정치 변혁기에 평화와 화해 주역 맡아”

한반도 평화나눔포럼 참석한 헝가리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대교구장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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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교회에 큰 자유를 보장했지만, 동시에 나라와 지역에 화해와 평화를 증진할 더 큰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화해하라는 부르심이었지요.”

2019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함께하고자 16일 입국한 헝가리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대교구장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은 “자본주의 체제로 편입되면서 헝가리 사회에 가치관을 전수하고 공동체를 조직할 요인으로서 교회의 중요성이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정치 변화, 교회에도 영향 미쳐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은 아주 평화롭게 이뤄졌지만, 정치 변화는 교회 생활에 즉각 영향을 미쳤습니다. 1988년부터 국가기관 주도로 교회 대표들의 폭넓은 참여 속에 종교 자유와 교회에 관한 법률안이 만들어졌고, 1990년 2월 교황청과 외교 관계를 회복한 것은 종교 정책 변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이어 에르되 추기경은 자본주의로 체제가 전환되면서 교회 자립을 위해 교회 재산 환수 문제가 대두했을 때 1997년 교황청과 헝가리 간 협정으로 화해를 이끈 사례도 설명했다. “교회는 재산 절반을 포기하되 포기한 재산의 추정 가격으로 해마다 정부는 이자를 내고 교회는 그 이자를 수입원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다른 재원은 시민들이 교회를 위해 내는 개인 소득세 1로 충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되 추기경은 교회 내 화해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시노드 통해 교회 내 화해 이끌어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 국가기관들과 가까웠던 이들과 화해하는 문제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노드를 하게 됐지요. 1991년 헝가리를 방문하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지나치게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주교들 간 일치를 보존하면서 앞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노드를 통해 공동작업을 하면서 화해 방식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민족들 사이의 화해에도 주목했다. 특히 900년간 헝가리의 지배를 받은 슬로바키아인들과 화해하기 위해 2006년 두 나라 주교단이 화해 문서에 서명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제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는 형제적 관계를 넘어 아주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두 교회의 화해 움직임은 시민적 차원에서의 협력을 불러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들은 교회가 죄와 용서만 얘기하다 보니 너무 유약하다고 비난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언제든 용서하라는 부르심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내년 9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제52차 세계성체대회에 대한 홍보도 부탁했다. “1938년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열린 34차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내년 세계성체대회는 ‘나의 모든 샘이 네 안에 있네’(시편 87,7)라는 주제로 성체가 그리스도인의 삶에 진정한 샘이라는 걸 알려주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 교회에서도 많은 분이 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에르되 추기경은 1952년생으로, 1975년 사제품을 받았고, 1999년 11월 쎄케스페에르바르교구 보좌 주교, 2002년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 대교구장 대주교에 임명됐으며, 2003년에 추기경에 서임됐다. 22일 출국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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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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